I. 서론
전자제품 매장에서 고객에게 제품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판매원. 꼬치꼬치 물어본 후 최종 가격까지 협상하는 소비자. 금방이라도 성사될 것 같았던 이 거래는 좀처럼 끝이 나지 않는다. 바로 돌아서서 스마트폰으로 해당 상품의 가격을 검색하고 있는 고객 때문이다. 이처럼 먼저 오프라인에서 제품 정보를 획득하고 나중에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행동을 의미하는 쇼루밍(showrooming)행동은 전체 미국 인터넷 이용자 중 68%가 주기적으로 행한 적이 있다고 응답할 만큼 일상적 구매행위가 되었으며(Schneider and Zielke 2020; Statista 2016) 이는 한국 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은 대체적으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들에게는 매우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토이저러스(Toys “R” Us)와 베스트바이(Best Buy)의 오프라인 매장이 아마존(Amazon)의 쇼룸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을 들은 바 있으며(Gensler, Nelson, and Verhoef 2017), 베스트바이가 아마존과 가격을 위해 최저가격 보장제를, 타깃(Target)이 매장 내에서 아마존과의 가격비교를 불가능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는 모습들에서 오프라인 매장들이 고객의 쇼루밍 행동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알 수 있다(Zimmerman 2012).
그렇다면 정말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은 오프라인 채널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한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자료는 존재하는가? 이와 같은 질문에 다양한 연구들은 상충되는 결과들을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채널의 수익성 감소(Mehra, Kumar, and Raju 2018), 판매원들의 판매동기 하락, 채널 간 경쟁 심화(Daunt and Harris 2017) 등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결과가 보고되기도 하고, 원스톱 구매자(one stop shopper: 자사의 오프라인 검색, 자사의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고객)와 충성적 탐색구매자(loyal research shopper: 자사의 오프라인 검색, 자사의 온라인 구매)나 혹은 웹루밍(webrooming: 온라인에서의 정보수집 후 오프라인에서 구매) 행동으로 인해 오히려 오프라인 채널들의 성과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견해도 존재한다(Neslin and Shanker 2009).
고객의 쇼루밍 행동에 대한 다양한 견해만큼 관련 연구 역시 다양하다. 그 중 첫 번째는 고객들의 쇼루밍을 유발시키는 요인들을 밝히고자 하는 시도들로 주로 고객들의 실제적 혹은 잠재적인 효익과 비용구조 및 제품의 유형이나 쇼핑맥락과 같은 상황적 요인들에 집중하고 있다(Gensler, Nelson, and Verhoef 2017; Dant and Harris 2017). 두 번째로는 고객들의 쇼루밍 의도가 형성되는 구체적인 과정을 살펴보는 연구들로서 사전 자극과 조직화 과정 그리고 쇼루밍 의도에 미치는 고객 특성요인들을 밝히고자 하는 시도들이다(Arora, Parida, and Sahney 2020). 이러한 연구들은 쇼루밍 행동의 주체인 고객들을 연구대상으로 디지털 기술로 인해 변화하는 고객들의 구매행동을 예측하고 설명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으나 쇼루밍 행동에 대처하고자 하는 오프라인 채널들의 통제 가능한 영업전략에 대한 고려는 부족한 편이다. 특히 오프라인 채널 성과하락의 직접적인 접촉면임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되어 있는 판매원들의 역할에 대한 고찰은 더욱더 그러하다(Rapp et al. 2015).
이에 본 연구는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을 경험하는 판매원들에 집중하고자 한다. 특히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판매원들의 역량과 오프라인 채널의 판매전략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판매원들의 변화된 역할에 필요한 역량으로 판매원 창의성(salesperson creativity)을 활용하고자 한다. 판매원 창의성은 ‘판매과정에서 고객에게 새롭고 의미있는 가치를 전달해 주는 판매원의 역량’으로 비정형화된 판매상황에서의 성과향상을 위한 핵심적인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Hur, Moon, and Lee 2020). 고객의 쇼루밍 행동에 대한 대응은 판매원에게 높은 난이도의 도전으로 인식될 뿐만 아니라 과업 복잡성(task complexity)이 높은 업무로 인식되기 때문에 판매원의 창의성 발현을 위한 충분한 개연성을 가진다. 더군다나 창의성은 내부적 태도형성을 통해 형성되기도 하지만 외부적 자극을 통해 형성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Amabile 1998; Unsworth 2001)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에 대한 판매원들의 경험은 그들의 창의적 판매역량 증대를 위한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판매원들의 쇼루밍에 대한 경험이 모든 상황에서 판매원의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고객의 쇼루밍 과정에서 판매원들의 창의적 대응을 방해하는 판매전략은 판매원들의 판매유연성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판매원들 스스로 쇼루밍에 대응하는 자율적 선택권한을 제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판매원들의 창의성 형성을 감소시킬 기업의 판매전략으로 서비스 스크립트(service scripts)를 활용하고자 한다. 서비스 스크립트는 서비스 접점에서 판매원들의 행동을 규정화해 놓은 것으로 판매원의 내재적 동기와 판매유연성을 감소시키는 수단으로 평가되기 때문에(Walsh and Hammes 2017) 고객의 쇼루밍 행동을 접한 판매원들의 창의적 대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
위와 같은 논의를 기반으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 목적을 갖는다. 첫째,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들의 직무성과와의 관계에 작용할 메커니즘으로 판매원 창의성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고객 쇼루밍 상황 하에서 오프라인 채널들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 판매역량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 창의성과의 관계에 있어 서비스 스크립트의 조절적 역할에 대해 확인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쇼루밍 행동 하에서 판매원들이 대처해야 할 구체적인 판매방식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Ⅱ. 이론적 배경과 가설의 설정
기업전략의 일환으로 채널의 다각화(channel multiplicity)에 대한 관심이 증가된 이후, 기업은 한 가지 채널에 의존하는 채널전략을 벗어나게 되었고, 소비자들 역시 다양한 채널들을 교차하는 자신의 구매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Neslin and Shankar 2009). 이는 단순히 구매행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보 탐색과 구매 후 단계와 같은 다양한 구매행동 단계에까지 확산되어 적용되고 있으며(Van Bruggen et al. 2010),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구매제품과 상황에 부합하는 다양한 채널들의 조합을 시도하게 되었는데 그 중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 채널의 역할을 구분하는 쇼루밍 행동이 등장하게 된다.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은 특정 채널을 통해 의도적으로 구매정보를 얻은 후 다른 채널에서 실제 구매하는 행동을 의미한다(Sevitt and Samuel 2013). 대체적으로 모바일 기기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오프라인 채널에서 제품/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평가하고 오프라인 채널 내에서 모바일 기술을 통해 온라인 채널의 잠재적 상품들과 비교하는 소비자들의 행동으로 이해되고 있다(Rapp et al. 2015).
앞서 살펴보았듯이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이 오프라인 채널들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상충된 결과를 보인다.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을 오프라인 채널들에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견해들은 대체적으로 쇼루밍 행동들을 무임승차 행위(free riding)로 간주하고, 오프라인 채널들의 자원에 대한 비정상적인 소모를 일으켜 궁극적으로 기업의 성과하락으로 이어진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이에 반해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을 오프라인 채널들의 성과에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들은 기존 채널들의 전략적 활용 측면을 강조한다. 즉 고객들의 멀티채널 활용으로 채널 간 시너지가 창출될 뿐만 아니라, 충성도 높은 탐색형 구매자(loyal research shopper)와 원스톱형 소비자(one-stop shopper)의 비중을 높이고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면 보다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들의 흐름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쇼루밍 행동의 긍정적 효과와 관련된 연구들로 대체적으로 쇼루밍으로 인한 오프라인 채널들의 성과향상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Verhoef, Neslin, and Vroomen (2007)의 연구를 들 수 있다. 이들은 고객 쇼루밍 행동 확산의 직접적 원인을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귀인하면서, 고객들이 제품/서비스에 대한 속성중심의 의사결정 성향이 뚜렷해지는 점, 이로 인해 채널들 간의 특성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는 점, 채널 간 고착화 현상(lock-in)이 감소되는 점, 그리고 고객들이 교차채널(cross channel)들 간의 시너지에 더 많은 만족을 느낀다는 점에서 쇼루밍 행동이 향후 확대될 것이며 이는 대부분의 유통기업들이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을 채널을 동시에 유지한다는 점에서 보았을 때 유통기업들의 성과 향상과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주장하였다.
두 번째로는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으로 발생하는 오프라인 채널들의 직접적인 피해와 관련된 연구들이다. 특히 쇼루밍 행동에 대응하는 최저가격 보상제도가 오프라인 채널들의 이익 감소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며(Mehra, Kumar, and Raju 2018), 오프라인 채널들의 매출하락(Jing 2018)과 가격경쟁을 유발한다고 주장하였다(Liu 2013). 하지만 이와 같은 쇼루밍 행동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들은 대체적으로 구매행위를 가격에 국한된 함수관계로 규정하고 있어 비가격 요소에 대한 효익/비용의 관계를 고려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Gensler, Nelson, and Verhoef 2017), 고객 관점에서 사용가치 증대라는 가치창출요소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Daunt and Harris 2017). 세 번째로는 고객의 쇼루밍 행동의 선행요인들에 대한 연구로 쇼루밍 행동으로 인해 얻게 되는 가격절감 정도 및 기대되는 제품품질,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되는 제품/서비스의 가격편차(price dispersion),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대기시간 등이 고객의 쇼루밍 행동을 촉진하는 요소이며, 온라인 채널의 탐색비용과 소비에 대한 시간적 압박 등이 쇼루밍 행동을 감소시키는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Gensler, Nelson, and Verhoef 2017). 마지막으로는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들에서는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제품구색의 개선이나 판매원들의 높은 상호작용을 통해 오프라인 채널들에서의 구매의도를 증가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Fassnacht, Beatty, Szajna 2019; Mehra, Kumar, and Raju 2018). 이를 바탕으로 아래의 <표 1>에서는 고객의 쇼루밍 행동에 대한 기존 연구결과들을 간략히 정리하였다.
연구관점 | 대표적 연구 | 연구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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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쇼루밍의 효과 | · Jing(2018) | · 최저가격보상제도가 기업의 수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
· Mehra, Kumar, and Raju(2013) | ·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 하락 | |
· Liu(2013) | · 가격경쟁 심화 | |
· Daunt and Harris(2017) | · 고객의 가치 창출활동 증대 · 교차채널 간의 시너지 증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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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hoef, Neslin, and Vroomen(2007) | · 채널 간의 고착화 가능성 감소 · 채널의 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소비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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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쇼루밍 행동에 대한 기업의 대응 | · Fassnacht, Beatty, and Szajna(2019) | · 고객과 판매원간의 높은 수준의 상호 작용이 쇼루밍 행동의 부정적 영향을 개선 |
· Mehra, Kumar, and Raju(2018) | · 제품 구색의 개선이 쇼루밍 행동의 부정적 영향을 개선 | |
고객 쇼루밍 행동의 선행요인 | · Gensler, Nelson, and Verhoef(2017) | · 긍정적 선행요인: 가격절감정도, 기대하는 제품품질, 온라인에서의 제품가격 편차, 오프라인에서의 구매 대기시간 · 부정적 선행요인: 정보탐색비용, 소비에 대한 시간적 압박 |
판매원의 창의성은 다양한 맥락의 판매상황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판매원의 역량으로 받아들여진다(강성호·허원무·김민성 2018; Coelho and Augusto 2010; Wilder, Collier, and Barnes 2014). 따라서 창의성이 어떻게 발현되는가 하는 것은 판매원의 창의성 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주제이다. 창의성의 발현은 대체적으로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Woodman, Sawyer, and Griffin(1993)은 개인수준의 창의성을 과거의 강화경험과 같은 선행 조건, 인지 스타일 및 역량, 성격요인, 관련 지식, 동기, 그리고 과업시간 및 시간제약과 같은 사회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함수로 보았다. Unsworth(2001) 역시 창의성의 촉발은 내부요인 및 외부요인의 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설명하는데, 예를 들어 직무분석서(job description)와 같은 외부적 요인도 과업 수행을 위해 창의성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한편 창의성의 구성요소를 보다 단순화하여 제시한 Amabile(1998)은 창의성의 촉진요인을 전문지식(expertise), 기술(creative skills), 그리고 과업동기(task motivation) 요인의 세 가지로 보았는데 이들은 각각 과업에 대한 기본적 지식, 이를 새롭게 풀어낼 수 있는 기술, 그리고 동기요인을 의미한다. 이 중 동기요인에는 흥미와 같은 내재적(intrinsic) 동기 및 목표 달성 같은 외재적(external) 동기가 모두 작용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하여 판매원 창의성은 판매원의 타고난 특성뿐 아니라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 채널 내 판매 행동 역시 외부적 자극에 의한 창의성 발현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은 판매원들에게는 대표적으로 과업 복잡성(task complexity)이 높은 자극으로 창의성 발현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목표설정이론에 의하면, 과업의 어려움과 이로 인한 목표의 상승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하였으며(Campbell 1988; Locke et al. 1981), 전통적 직무특성이론(job characteristics theory)에서도 기술적 다양성(skill variety)은 일정한 심리적 전환과정을 통해 동기요인으로 변환된다고 보았다(Hackman and Oldham 1976). 높은 쇼루밍 의도를 지닌 소비자들은 온라인 채널에서 더 유리한 가격과 품질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이에 관한 정보를 자신이 수집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Arora, Parida, and Sahney, 2020; Gensler, Neslin and Verhoef 2017), 판매원들은 이에 대응하여 고객의 쇼루밍 행동을 압도할 높은 제품지식 형성에 대한 학습목표를 갖게 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성과를 성취하겠다는 성과목표를 갖게 될 것이다. 또한 고객에게 보다 유리한 가격조건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의 판매조건을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가격 및 판매조건을 제시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는 결국 판매유연성을 강화시키고 이를 통해 보다 높은 창의성을 갖는 판매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판매원이 보유한 판매원 창의성은 직무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존의 연구들은 다양한 맥락을 통해 이미 창의성과 성과 간의 긍정적 관계를 입증한 바 있는데(Christian, Garza and Slaughter 2011), 이들 연구의 핵심적 논리는 고객 니즈의 다양화로 인해 서비스의 비정형정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으며, 이에 기존에 활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판매방식과 상호작용이 요구되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판매원의 창의성은 비정형적인 의사결정의 성과를 강화시킬 것이며 이는 전반적인 판매원의 직무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본 연구의 맥락인 고객의 쇼루밍 과정 역시 판매원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비정형적 의사결정이 수행되어져야 할 상황이므로 동일한 논리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즉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은 판매원의 창의성을 유발하고, 유발된 창의성은 직무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다음의 가설을 제시하였다.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이 판매원들의 직무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판매원 창의성의 역할과 함께, 어떻게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이 판매원의 창의성을 강화 혹은 약화 시킬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기업의 판매전략 수립을 위한 필수적 정보이다. 본 연구에서는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의 창의성 간의 관계를 조절할 변수로 서비스 스크립트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서비스 스크립트는 판매원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서비스 접점에서 고객과의 상호작용의 방식을 규정해 주는 업무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Nguyen et al. 2014).
서비스 스크립트는 서비스 접점의 판매원들이 준수해야 할 표준을 제공하여 판매원의 판매품질을 일정하게 확보하고 판매업무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서 기업이 원하는 판매원의 행동과 태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하며, 고객들의 독특하고 개별적인 요청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필요한 임의적 권한을 감소시켜 고객들에 대한 합리적 추론과 대응을 힘들게 한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다(Brach et al. 2015; Nguyen et al. 2014). 이에 따라 서비스 기업에서는 서비스 스크립트의 수준을 상세하게 규정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재량권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작성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높은 서비스 수준으로 유명한 리츠칼튼(Ritz-Carlton) 호텔은 현장 서비스의 창의성을 고려하여 구체성을 포기하는 대신 서비스 종업원들에게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Nguyen et al. 2014).
위와 같은 서비스 스크립트의 특성 중 본 연구에서는 서비스 스크립트가 갖는 부정적 역할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 스크립트가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 창의성에 미치는 정(+)의 효과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가정한다. 직무요구-자원모델(Job demands-resources model, Schaufeli and Bakker 2004)에 따르면, 서비스 스크립트는 대표적인 직무 스트레스 요소(job stressor)이고, 직무 스트레스의 증가를 요청받은 판매자는 자신의 인지 자원을 소모시키는 방법으로 이에 대응한다. 따라서 서비스 스크립트에 의해 자신의 판매행동이 규정화되고 표준화되어진 판매원들은 창의성 발현의 선행요인이라 할 수 있는 내재적 동기가 감소되어지게 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창의성 감소와 연결된다(Hur, Moon, and Lee 2020). 또한 서비스 접점에서 과업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서비스 스크립트로 인해 판매원의 자유의지와 자율성 및 재량권 등은 감소하게 되는데 이러한 권한의 감소는 직무요구에 해당하여 판매원들의 인지 자원을 감소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창의성 발현 기재에 혼란을 줄 가능성이 크다(Nguyen et al. 2014). 특히나 표준화된 서비스 스크립트로 인해 고객의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없게 되고,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게 된다. 이는 결국 판매의 유연성을 저해하게 됨으로써 판매원들의 창의성 향상을 저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기존 연구들을 통해서도 확인되는데, 상사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같은 엄격한 통제행위와 창의성 간의 부정적 관계(Zhou 2003), 서비스 스크립트로 인해 고객의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해 발생하는 서비스 품질과의 부정적 관계(Victorino, Verma, and Wardell 2013) 등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논의들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한편 이와 같은 조절효과는 창의성의 매개작용 프로세스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즉, 서비스 스크립트의 규정이 고정적이거나 이에 대한 준수 요구가 강할수록 창의성의 매개효과 역시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며, 서비스 스크립트가 판매원의 창의성을 매개로 하여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직무성과 간의 정(+)의 관계를 감소시킬 것임을 의미한다. 이는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 창의성 그리고 직무성과 간에 작용하는 부의 조절적 매개효과로 설명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매개효과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직접 관계가 존재하며, 매개변수에 의해 이 관계가 약화되는 결과를 의미한다. 이에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이상의 가설들을 도식화한 것이 <그림 1> 연구모형이다. <그림 1>에서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의 직무성과 간의 관계를 판매원 창의성이 매개하고 있다. 그리고 판매원의 서비스 스크립트는 창의성 및 매개효과 프로세스 전체에 조절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제시된다. 이 과정에서 판매원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구통계적, 경력 및 기질 변수들은 통제되어 분석되었다.
Ⅲ. 실증분석
본 연구는 3개의 국내 대표 백화점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한 판매원들을 대상으로 자기기입식 설문조사 방식으로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하였다. 먼저 면접조사를 통해 고객의 쇼루밍 행동에 대한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를 질문하였다. 총 600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에서 쇼루밍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판매원 총 397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고 응답율은 약 69.1%로 나타났다. 수집된 응답자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성별을 보면 남성이 16.9%, 여성이 81.4%를 차지하고 있었고 응답자 중 60.2%가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전문대 재학/졸업이 35.5%, 고졸이하가 39.8%, 대학재학/졸업이 24.2%, 대학원졸 이상이 0.5%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응답자의 연령 평균은 32.6세(SD=9.64: 20대 43.1%, 30대: 28.5%, 40대 이상: 28.4%)이고 평균 근무기간은 2.93년(SD=3.90)으로 나타났다(<표 2> 참고).
구분 | 빈도 | % | 구분 | 빈도 | % | ||
---|---|---|---|---|---|---|---|
성별 | 남성 | 67 | 16.9 | 연령 | 20대 | 171 | 43.1 |
여성 | 330 | 81.4 | 30대 | 113 | 28.5 | ||
학력 | 고졸이하 | 158 | 39.8 | 40대 이상 | 113 | 28.4 | |
전문대 재학/졸업 | 141 | 35.5 | 평균 연령 | 32.6세 | |||
대학재학/졸업 | 96 | 24.2 | 평균 근무기간 | 2.93년 | |||
대학원졸 | 2 | 0.5 | 합계 | 397 | 100.0 |
주요 변수들의 측정을 위해 선행연구에서 확인된 척도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조사목적에 부합되도록 설문문항을 수정하여 구성하였다(<표 3> 참고). 먼저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은 Rapp et al.(2015)이 개발하여 사용한 다섯 가지의 문항을 사용하였다. 판매원 창의성은 Coelho and Augusto (2010)가 사용한 세 가지의 문항을 이용했다. 직무성과는 Williams and Anderson(1991)이 사용한 다섯 가지 문항을 활용하여 측정하였다. 서비스 스크립트는 Nguyen et al.(2014)의 연구에서 사용한 네 가지 문항을 이용하여 측정했다. 모든 측정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였고, ‘1’은 전혀 그렇지 않다’, ‘5’는 ‘매우 그렇다’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주요변수 이외에도 판매원 창의성과 직무성과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근무기간, 긍정정서(positive affectivity)와 부정정서(negative affectivity) 등 여섯 가지의 변수들을 통제변수로 활용하였다(Hur, Moon, and Jun 2016: Rhee, Hur, and Kim 2017). 긍정정서와 부정정서는 Thompson(2007)의 연구에서 사용한 “International PANAS Short Form”의 측정문항에서 각각 3문항을 사용하였다.
비록 연구에 사용되는 측정문항이 선행연구에 여러 차례 사용되어 안면타당성이 확보되었더라도 응답자의 응답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서비스 마케팅 전문가(교수 및 판매원 각 5명)를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조사결과 설문문항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본 조사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세 가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하여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인하였다. 먼저 항목들 간의 내적일관성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Cronbach's α 계수를 확인하였다. <표 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모든 변수들의 Cronbach's α 계수가 .7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만족스러운 내적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Nunally 1978). 이와 함께 측정모형의 적합도를 분석하기 위해 확인적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을 실행하였다. 분석결과 모형의 적합도도 지수는 χ2(215)=626.15, p<.05, RMSEA=.07, TLI=.91, SRMR=.05, CFI=.92, 로 측정되어 모형의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측정항목의 요인적재량이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을 뿐만 아니라(Bentler and Bonett 1980), .7이상을 상회해야 하는 합성신뢰도(composite reliability)와 .5를 초과해야 하는 평균분산추출(averaged variance extracted)도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agozzi and Yi 1988).
다음으로 변수들 간의 판별타당성이 확보되었음을 확인하기 위하여 AVE의 제곱근이 상관계수 값보다 큰가를 분석하였다(Fornell and Locker 1981). <표 5>에서 보는 것처럼 AVE의 제곱근 값이 다른 구성개념의 상관계수값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 판별타당성이 충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모델에 포함된 모든 변수들은 동일시점에서 자기보고식 설문방법으로 측정되었기 때문에 동일방법편의(common method bias)의 발생 가능성이 크다. 동일방법편의가 발생할 경우 자료의 타당성과 분석결과의 내적타당성(internal validity)이 크게 훼손되기 때문에 확인적 효인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Harman의 단일요인 테스트를 통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Podsakoff, MacKenzie, and Podsakoff 2012). 측정결과, 모형적합도가 χ2(230)=4006.78, p<.05, CFI=.30, TLI=.23, RMSEA=.20, SRMR=.21로 현저히 낮게 나타나 여섯 가지 요인이 단일차원으로 묶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동일방법편의의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결론지었다.
첫 번째로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이 판매원 창의성을 매개하여 직무성과에 정(+)의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 1을 검증하였다.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붓트스트래핑(bootstrapping)방법(95% bias corrected bootstrapped confidence interval)을 사용하였는데(N=5,000; Shrout and Bolger 2002; Hayes 2017) 이 방법은 자료의 정규분포 여부와 상 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매개효과를 추정하는데 주로 사용되어진다.
<표 6>에서 보는 것과 같이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은 판매원 창의성을 매개하여 직무성과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서(b=.041, 95% CI [.017, .071]), 가설 1은 채택되었다. 동시에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이 직무성과에 미치는 직접효과도 통계적으로 더 이상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b=-.043, 95% CI [-.096, .010]). 요컨대, 판매원 창의성은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직무성과와의 정(+)의 관계를 완전매개(full mediation)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서비스 스크립트가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 쇼루밍 행동이 판매원 창의성에 미치는 정(+)의 효과를 조절(감소)시키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설2를 검증하였다. 이를 위해 독립변수와 통제변수들에 대한 평균중심화(mean centering)를 실행하였다. <표 7>에서 제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서비스 스크립트는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이 판매원 창의성에 미치는 정(+)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 2는 채택되었다(b=-.07, p<.05). 서비스 스크립트의 조절효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서비스 스크립트의 수준(고: 평균+1SD, 중: 평균 저: 평균-1SD)별 단순기울기(simple slope)를 비교하였다.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판매원의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 창의성 간의 관계는 서비스 스크립트 수준이 높을수록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높은 수준: b=.039, 95%CI [-.033, .111], 평균수준: b=.097, 95%CI [.038, .156], 낮은 수준: b=.155, 95%CI [.068, .241]).
마지막으로, 조절적 매개효과(moderated mediation effect)가설(가설 3)을 분석하였다(Hayes 2017) (<표 8>참고). 분석결과,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 → 판매원 창의성 → 직무성과”의 매개효과는 서비스 스크립트에 의해 조절(약화)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b=-.028, 95%CI [-.055, -.003]). 즉, 서비스 스크립트가 평균 및 낮은 수준에서는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 → 판매원 창의성 →직무성과”의 정(+)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평균: b=.047, 95%CI [.022, .078], 낮은 수준: b=.072, 95%CI [.033, .119]), 서비스 스크립트가 높은 수준에서는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 → 판매원 창의성 →직무성과”의 정(+)의 매개효과가 유의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b=.023, 95%CI [-.003, .054]).
조절변수 | 수준 | 계수 | Cl95%low | Cl95%high |
---|---|---|---|---|
서비스 스크립트 | (-1 SD) | .072 | .033 | .119 |
(Mean) | .047 | .022 | .078 | |
(+1 SD) | .023 | -.003 | .054 |
Ⅳ. 결론
본 연구는 백화점 판매원들을 대상으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이 직무성과의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한 구체적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직무성과와의 관계에 있어 판매원 창의성의 매개적 역할을 확인하고자 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 창의성 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서비스 스크립트의 역할도 검증하였다. 가설검증 결과, 첫째, 판매원 창의성은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직무성과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고객의 쇼루밍 행동을 경험한 판매원들은 높은 수준의 외부 자극을 통해 창의성에 대한 동기화가 높아지게 되고, 이를 통해 판매원들의 직무성과가 상승한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둘째,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 창의성의 정(+)의 관계는 서비스 스크립트에 의해서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판매원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엄격한 서비스 스크립트가 제시될 경우 판매원들의 창의성 발현이 저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겠다.
위의 검증결과에 근거하여 이론적,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었다. 첫째, 해당 연구는 고객의 쇼루밍 행동으로 인한 오프라인 채널들의 대응전략을 이해하기 위해 기업과 판매원 관점의 실증연구이다. 기존의 연구들은 대체적으로 쇼루밍 활동이라는 새로운 고객 행동에 대한 정의와 기존의 유사활동들과의 차이점 및 쇼루밍 행동을 유발하는 고객요인과 상황요인들을 확인하려는 시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고객의 쇼루밍 활동으로 인한 성과하락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오프라인 채널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들은 부족한 편이다(Rapp et al. 2015). 본 연구는 고객에 초점으로 쇼루밍 행동을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벗어나 기업의 입장에서 쇼루밍 행동에 대처할 수 있는 이론적 기틀을 제공하고 있다 할 것이다.
둘째, 해당연구는 고객의 쇼루밍 행동을 경험한 판매원들이 이를 직무성과로 전환시키는데 필요한 매개적 수단인 판매원 창의성에 대해 실증하였다. 이를 통해 고객접점에서 판매원들의 동기부여와 성과향상을 위한 대표적 판매원 역량이었던 창의성의 역할이 쇼루밍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고객의 쇼루밍 행동의 경험이 판매원들의 직무관련 분노(job-related anxiety)와 자기효능감(self-efficacy)과 같은 감정적 자원의 손실로 이어진다는 기존의 논리에서 벗어나 창의성 발현을 위한 외부자극의 역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판매원들의 창의성이 수행하는 새로운 역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본 연구에서 확인된 서비스 스크립트의 역할은 고객 쇼루밍 행동의 경험으로 인해 형성될 판매원들의 창의적인 판매의지를 감소시키는 것이었다. 이는 직무요구-자원 모델(Job demands-resources)관점에서 서비스 스크립트가 판매원의 인지적·감정적 자원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 혹은 판매방식의 규정화를 통해 판매원의 인지적·감정적 자원의 감소를 줄여주는 것인지에 대한 답변을 제공해 준다.
마지막으로 해당 연구에서 확인된 서비스 스크립트의 조절변수로서의 역할은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 창의성과의 관계에서 적용될 뿐만 아니라 판매원 창의성을 매개로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 쇼루밍 행동과 직무성과로 이어지는 간접효과를 조절할 만큼 강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실증적 증거를 통해 높은 수준의 서비스 스크립트는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이 판매원 창의성과 직무성과에 대해 갖는 긍정적 효과를 감소시키는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론적 시사점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첫째, 창의성은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에 대응하여 판매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체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고객들의 쇼루밍 행동으로 인한 판매원들의 판매동기의 하락을 판매 인센티브의 강화로 대처한다. 하지만 인센티브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쇼루밍 행동은 갈수록 오프라인 채널들에게 치명적이다(Rapp et al. 2015). 본 연구는 고객의 쇼루밍 행동에 대한 판매원들의 대처 방식으로 판매원의 창의성 향상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고객의 쇼루밍 행동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비정형적 구매행위가 빈번한 상황에서 적절한 보상과 함께 제공되는 훈련 프로그램은 창의력 향상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고객의 쇼루밍 상황에서 판매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스크립트를 통한 통제를 완화시켜야 한다. 서비스 접점에서 서비스 품질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소비자에게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공헌하는 서비스 스크립트는 판매원들의 자율적이고 개별화된 판매 방식을 저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객의 쇼루밍 상황은 서비스 스크립트를 통해 완벽하게 규정화할 수 없는 비정형적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서비스 스크립트를 통한 서비스 접점의 규정화는 판매원들의 창의성 발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쇼루밍 상황에서 필요한 창의성 발현과 직무만족을 증대에 미치는 서비스 스크립트의 부정적 역할은 서비스 접점에서 판매원들에게 제시되어야 할 권한이양(empowerment)의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즉, 판매원들이 스스로의 판단을 통해서 다른 제품 혹은 사양 추천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관대하고 편리한 환불 및 교환정책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고객 접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잠재력 있는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노력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이론적, 실무적 시사점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구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한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본 연구에 활용된 표본은 백화점 판매사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백화점이 대체적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외적타당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해당 연구를 통해 수집된 자료는 여성 판매원(81.4%)이 남성 판매원(16.9%)에 비해 과도하게 포집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백화점에 종사하는 판매원의 성별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균형 잡힌 성별 비율 확보가 용이하지 않았다. 향후 연구에서는 해당 연구의 결론이 남성과 여성판매원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표본을 확보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셋째, 횡단 연구와 자기기입식 응답 방식에 의한 자료의 수집은 항상 동일방법편의의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향후 연구에서는 판매원 스스로 평가한 성과 변수 보다는 관리자에 의한 성과 변수 측정을 통해 단일 응답원에 의해 발생될 오류의 가능성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고객의 쇼루밍 행동을 경험한 판매원들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은 쇼루밍 행동을 한 고객만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사항이며 판매원들은 추론할 뿐이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고객의 쇼루밍 행동으로 인한 판매원들의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쇼루밍을 행동을 수행했다고 인정한 고객과 해당 고객을 응대한 판매원들을 매칭했어야 할 것이다. 비록 본 연구에서는 고객의 쇼루밍 행동이 아닌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 쇼루밍 행동으로 인식의 수준을 고객에서 판매원으로 변경시키긴 하였으나 향후 연구에서는 판매원과 고객의 매칭을 통해 보다 정확한 측정치를 수집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고객의 쇼루밍 행동 하에서 서비스 스크립트의 부정적 역할에 대해 살펴보았다. 하지만 고객의 쇼루밍 행동이 벌어지는 상황을 제외하면 서비스 스크립트는 고객들에게 일정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가이드라인이다. 따라서 판매성과 극대화를 위해 필요한 상황과 적용 방식 등과 같은 서비스 스크립트의 전략적 활용방안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후속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 창의성의 정(+)의 관계를 충분히 설명할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하였다. 기존의 연구들에서 고객 쇼루밍 행동을 통해 창의성의 선행요인인 자기효능감의 감소가 확인된 바 있기 때문에(Rapp et al. 2015) 직무열의 등의 추가적인 메커니즘 변수들의 확인을 통해 판매원이 경험한 고객 쇼루밍 행동과 판매원 창의성 간의 보다 명확한 연결고리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