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B2B시장에서의 영업전략은 기업의 성과를 결정할 중요한 마케팅 활동으로 인식되어 왔다(Kwak et al., 2019). 이는 B2C시장에서보다 제품에 대한 더 객관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요구하는 B2B 시장의 특성에 기인하는데, 이로 인해 B2B기업들은 보다 고도화되고 다양한 영업전략 수립을 위해 노력한다(Panagopoulos & Avlonitis, 2010).
B2B시장에서 영업전략의 중요성에 대한 부각은 최근 COVID-19와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더욱 강조된다.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와 수요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인해 많은 공급업자들은 신제품의 매출하락을 경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소비자의 요구사항들을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Bain & Company, 2020). 따라서 많은 B2B기업들은 현재의 판매를 유지시키고 기존 거래의 규모를 줄이지 않기 위해 영업전략의 초점을 일시적인 가격인하와 계약규모의 조정 등과 같은 임시적이고 단기적인 대응책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Keränen et al., 2020).
하지만 이러한 영업전략은 B2B 기업들로 하여금 필연적으로 이윤의 감소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거래처와의 접점에 놓여 있는 영업사원들로 하여금 가격 이외의 영업 협상기회를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결국 추가적 가격인하에 대한 요구와 이익의 감소를 초래하고, 결국 R&D 투자자원에 대한 부실화로 연결되어 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과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유지 실패의 원인이 된다(Ritteer & Pedersen, 2020).
이러한 맥락에서 경제 불황기일수록 B2B기업의 영업전략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고객과 공급업자 모두의 상호이익을 추구하면서 동등한 이익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고객들은 향후 경제 회복 시점에서 필요한 성장자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영업전략을 가치기반 판매(value based selling: VBS)라고 한다(Keränen et al., 2020).
가치기반 판매는 판매원수준에서 기업의 가치지향적 판매성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금전적으로 명확하게 고객의 수익성 향상에 공헌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고객과 공동으로 그들의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한 사용가치를 향상시키려 노력하는 것이다(Terho et al., 2012). 따라서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일련의 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기존 연구들은 이러한 체계로 고객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의 정교화, 그리고 가치의 소통을 제시하였다(Terho et al., 2012).
하지만 기존 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흐름으로 수행되어왔다. 첫 번째로는 가치기반 판매를 수행함으로써 형성되어지는 성과들을 밝히는 연구들로써 고객의 목표달성정도(Grönroos & Voima, 2013), 장기적 고객만족(Terho et al., 2012), 영업성과(신경민, 송태호, 2021) 및 판매성과(Terho et al., 2017)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는 가치기반 판매의 선행요인으로서 조직의 역할에 관한 연구이다. 이 연구들에서는 주로 영업사원이 가치기반 판매활동을 수행하게 하는 원동력을 밝히고 있는데, 고객추천마케팅(customer reference marketing), 가치평가방법, 영업전략, 조직차원의 관리적 지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Kienzler et al., 2019; Terho et al., 2015, 2017). 마지막으로는 가치기반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판매원 개인차원의 요인을 밝히고자 하는 시도로서 판매원의 경험과 고객과의 상호작용 역량 등이 실증분석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Kienzler et al., 2019; Terho et al., 2012).
이러한 연구들은 가치지향적 판매가 B2B기업의 성과를 향상시키고 있음을 실증하고, 기업이 제공해야 해야 할 조직 내외부의 요인들을 밝힘으로서 성공적인 가치기반 판매의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공헌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가치기반 판매의 핵심적 프레임이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화 과정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고객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제공될 가치를 보다 명확하게 제안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고객의 이익으로 전환되는 과정과 절차 등이 제시될 수 있어야 비로소 가치기반 판매활동이 완료된다 할 수 있는데, 각 과정들마다의 선행요인들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 연구모형의 이론적 틈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고객비즈니스모델의 이해, 가치제안의 정교화, 가치의 소통이라는 세 가지 구성요소에 기반하여 가치기반 판매의 선행요인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가치기반 판매의 실증연구를 종합함으로써 기존 연구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선행요인을 밝히고자 한다. 둘째, 가치기반 판매의 구성요소들에 기반한 선행요인을 밝힘으로써 가치기반 판매의 틀을 더욱 명확히 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선행요인–가치기반 판매–판매성과의 과정을 확인함으로서 COVID-19하의 B2B기업들에게 가치기반 판매의 수행당위성을 설명하고 효과적인 판매전략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B2B기업에게 구매의사결정은 매우 높은 수준의 관심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대체적으로 이들이 구매하는 의사결정의 영향력이 향후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어지는 보편적인 구매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이학근 외, 2022; Salonen & Jaakkola, 2015). 이러한 관점에서 B2B기업에게 있어서의 구매는 제품이나 기계,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감소와 매출증가를 구매하는 것이 되며(Gröonroos, 2011), B2B 마케팅은 구매기업에게 제공되어야 할 가치의 확인 및 증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구매기업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구매기업의 가치창출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몇 가지 특성을 지니게 된다. 첫째, 구매기업에 제공되는 가치는 구매기업의 이해관계자에 의해 주관적이고 독특한 방식으로 판단되어지며, 둘째, 구매기업의 운영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할 뿐만 아니라, 셋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Töytäri & Rajala, 2015). 게다가 구매기업에게 기존부터 존재해 왔던 규범과 신념 등은 새로운 가치창출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B2B기업들은 보다 장기적인 흐름에서 대처해야 하며, 구매기업들의 과거자산으로 인해 생긴 위험과 불확실성을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한다(Hinterhuber, 2008).
이러한 관점에서 다양한 상황과 불확실성에 대처하고 가치기반의 마케팅 활동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독특한 제품사용용도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영업사원(salespeople)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Blocker et al., 2012). 영업사원은 고객특유의 사업활동에 대한 경험과 향후 발생할 잠재적 가치창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B2B기업의 보편적 제품을 다양한 세분시장의 필요로 전환시키는데 공헌할 수 있다(Terho et al., 2015). 따라서 B2B기업에 있어 영업전략은 고객의 가치창출에 가장 근접한 영업사원들의 가치기반 판매를 통해 구체화되어져야 한다.
가치기반 판매는 개인수준에서 가치기반형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는 수단으로서 고객사업의 수익성이 증가할 수 있음을 금전적 관점에서 보여줌으로서 사용가치를 공동으로 증가시키려는 영업사원의 노력이라고 정의된다(Terho et al., 2015).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가치기반 판매는 고객 사업의 수익성과 관계없이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유지와 고객 니즈의 충족을 목표로 하는 고객지향적 판매(customer-oriented selling)와는 다르며, 판매상황 관련 정보에 기반한 고객과의 밀접한 상호작용으로 판매과정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적응적 판매행동(adaptive selling behavior)과도 차이가 있다(Terho et al., 2017).
기존 연구들을 통해 가치기반 판매의 다양한 선행요인이 밝혀져 왔는데, 대체적으로 분석 수준(조직수준, 개인수준, 팀 수준)에 의해 구분된다. 우선 조직 수준에서 우선순위전략과 고객의 가치요구성(value demandingness), 가치평가도구(value assessment tool) 및 고객추천마케팅(customer reference marketing)과 같은 기업의 기회요인들이 영업사원들의 가치기반 판매 행위를 증진시킬 수 있음이 밝혀진 바 있어 기업 차원의 마케팅 전략방향이 가치기반 판매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Terho et al., 2017). 또한 영업사원의 동기적 측면에서도 가치기반 판매의 수행정도가 결정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영업사원의 조절초점 혹은 예방초점 정도, 신제품에 대한 인식, 신제품에 대한 주관적 태도, 자기존중감, 신제품 판매에 대한 목표설정, 신제품의 본원적 혁신정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Ahearne et al., 2010; Fu et al., 2010; Mullins et al., 2020; Van der Borgh & Schepers, 2018). 마지막으로 팀 수준에서는 영업팀의 명성과 팀 규범의 강도 등이 가치기반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밝혀진 바 있다(Schmitz, 2013).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가 거래의 핵심대상이며,이 가치는 금전적 관점에서 공헌해야 한다라는 관점에 비추어 볼 때, 가치기반 판매는 가치증분의 과정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구성개념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Terho et al.(2012)는 이러한 구성개념으로 고객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이해, 가치제안의 개발, 개발된 가치제안의 소통을 제시하였다. 먼저 고객의 가치증진에 공헌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구매기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구매기업의 고객은 누구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러한 요소들을 고객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칭한다. 구매기업에게 더 우월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확인 절차가 완료되면 구매기업이 처한 문제를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거친다. 즉, 고객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잠재요인이 무엇인지를 발굴하고 이를 계량화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객가치의 계산, 시뮬레이션, 투자수익률 분석 등은 이를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효과적인 가치제안을 위해서는 B2B기업의 독단적 결정보다는 고객자료를 공유함으로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공동가치창출(co-creation)활동이 수행되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도출된 가치제안들을 신뢰성 있는 수단으로 구매기업에게 전달하고 이를 확인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하여 어떻게 위험이 감소되어지는지, 수익증가의 근거는 무엇인지 등이 명확하게 설명되고 동의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차원의 과정을 거친 가치기반 판매야 말로 구매기업에게 의미있는 결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되며 따라서 가치기반 판매의 선행요인의 확인은 이 세 가치 차원과 결합되어 수행되어야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치기반 판매와 관련된 선행요인으로 영업사원의 동기적 요인과 역량적 요인으로 구분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고객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필요와 욕구를 이해하기 위한 영업사원의 심리적 성향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지식 및 능력이 요구되어 지기 때문이다(이호택, 2017; Terho et al., 2017). 이에 본 연구에서는 영업사원의 내부 심리적 요인 즉, 동기적 요인으로 고객지향성(customer orientation)과 학습지향성(learning orientation)을 설정하였으며, 가치기반 판매와 관련된 영업사원의 특정 역량(ex. 지식, 능력 등)을 내·외적 네트워킹으로 제안한다.
영업사원의 고객지향성은 고객의 필요와 욕구를 이해하고 충족시킴으로써 장기적 고객만족을 위한 영업사원들의 몰입적 성향으로 정의된다(Saxe & Weitz, 1982). 영업환경에서 이러한 고객지향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단계를 거친다(Homburg et al., 2011). 첫 번째 단계는 고객의 욕구를 확인하는 단계이다. 정확하게 고객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이러한 고객의 욕구가 고객의 흥미와 목적, 그리고 고객의 제품관련 필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두 번 단계에서는 우리의 제품을 통해 고객이 얻게 될 명확한 효익을 강조하고 해당 욕구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단계이다. 세 번째 단계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하고 반대와 부동의를 협력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이다. 네 번째 단계는 협력적 조정과정을 통해 해결되지 않은 의사결정에 대한 협상의 과정으로, 공급자와 고객 간의 이해관계 사이의 적절한 협상을 통해 타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고객이 거래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신뢰의 훼손을 정보와 사실에 기반해 해소하고 거래를 종료하는 단계이다.
각 단계를 통해 형성된 영업사원의 고객지향성은 영업사원들로 하여금 강압이나 기만을 통해 판매와 목표가 달성되는 것을 막고 고객과 보다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Chakrabarty et al., 2013).
영업사원의 학습지향성(learning orientation)은 직무와 관련된 더 개선된 기술과 역량을 갖추고자 하는 영업사원의 성향으로, 내재적인 관심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자신의 과업을 숙지할 수 있는 독립적 기회를 찾으려고 하는 영업사원의 개인적 동기화를 의미한다(Hamzah et al., 2020; Sujan et al., 1994). 학습지향성이 강한 영업사원일수록 사회적 인정의 욕망보다는 자기 계발과 역량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성향이 강하며, 명시적 성취에 동기부여화 되는 성과지향성과 대조적으로 이타적인 의도를 가지고 경쟁우위를 도출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학습지향성은 영업사원들로 하여금 고객과 그들의 제품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지식을 갖게 하는 추진력이 될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생산하기 위해 고객에더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Hamzah et al., 2020).
네트워킹 활동은 자신의 직무 혹은 경력에서 상호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상대방과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적극적 행동을 의미한다(Forret & Dougherty, 2001). 직무의 수행은 다양한 관계의 구성원들에게서 지원을 받고 이를 성과로 연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직 안팎에서의 네트워킹 활동은 성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보와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전문적 집단에 참여하거나 동료집단에 참여하는 활동들 모두를 네트워킹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Forret & Dougherty, 2001). 또한 타인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원을 제공하거나 받는 행위는 당사자 간의 신뢰를 형성하게 하고 형성된 신뢰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선행요인이 된다(Wolff & Moser, 2006). 이렇게 형성된 사회적 자본은 행동을 유발하는 선의지(goodwill)를 도출해내고 이는 당사자들 모두에게 정보와 지원을 받게 하는 역할을 한다(Wanberg et al., 2000).
개인 간 접촉으로 인해 획득된 지식과 도움들은 조직 내의 구성원이냐 혹은 외부의 대상이냐에 따라 외적 네트워킹(external networking)과 내적 네트워킹(internal networking) 등으로 다양하게 전개된다. 예를 들어, 조직 외부의 고객, 공급자, 지역 커뮤니티들은 대표적인 외적 네트워킹에 해당하며 조직 내부에서는 얻을 수 없는 타 조직이나 현상, 혹은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반면 내적 접촉에 의해 형성되어지는 내부네트워킹은 조직 내의 문화, 효율적으로 직무의 성과를 달성하게 방법, 조직 내부의 기회요인 그리고 잠재적인 후원과 지원을 제공받는 방법 등과 같은 정보들을 획득할 수 있게 해준다(McCallum et al., 2014).
내외적 네트워크를 통해 영업사원들은 외부의 고객들 및 환경과 조직 내부의 상황을 잘 연결함으로써 조직내부와 조직 외부를 연결하는 중개자의 역할을 수행한다(Van den Berg et al., 2014). 고객의 제품 경험에 대한 지식을 연결하고 재조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장단기 목표를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기업과 B2B기업 모두에게 우월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영업사원들은 조직 내에서 유통되는 광범위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유일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수집한 정보를 내부적으로 공유하여 기업의 시장 적응 능력과 추진력에 도움이 되는 풍부한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를 개발할 수 있어 보다 효과적인 가치창출을 가능하게 한다(Rodan & Galunic, 2004).
외적 네트워킹이 고객 등 조직 외부에서 획득된 지식을 B2B기업의 제품에 대한 지식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내적 네트워킹은 조직 내부의 동료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지식을 인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Van den Berg et al., 2014). 고객의 욕구를 동료들과 토론하고 이러한 욕구를 충족할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여 시장에 신속하게 반응하는데 있어 영업사원은 대리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Ernst et al., 2010). 또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 초기에 정보의 확산과 재조합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순과 창의성 고갈과 같은 현상들은 내부네트워킹을 통해 수렴될 수 있으며 이는 추후 조직 내 학습의 과정으로 전환되어 기업과 제품의 혁신을 이루게 하는 주춧돌이 된다(Brown & Dugid, 1991; Hanvanich et al., 2006; Lumpkin & Lichtenstein, 2005).
Ⅲ. 가설의 설정
영업사원의 고객지향성은 고객의 욕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형성을 우선적 가치로 삼는 정도이다.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는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점에서 출발하지만 향후 발생할 고객의 다양한 문제들을 사전에 확인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하는 것도 포함된다(Kelley & Hoffman, 1997).
가치기반 판매의 궁극적 목적이 고객 기업에 금전적 수익증대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의 욕구와 문제의 해결이 요구되는 만큼 영업사원의 고객지향성이 가치기반 판매의 목적과 반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객지향적 성향이 강한 영업사원일수록 고객이 직면할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고객의 제품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큼을 의미하며, 고객의 욕구와 고객가치의 잠재적 증분과의 공통점을 잘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Kienzler et al., 2019). 또한 고객지향적 경험이 많은 영업사원들은 구매기업의 목표와 비전, 그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에 대한 보다 명확한 정보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Terho et al., 2017), 구매기업의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인다. 따라서 영업사원들의 고객지향성이 증가할수록 고객가치를 촉진시키고, 고객을 위한 잠재적 사용가치의 명확성을 제시함으로써 가치기반 판매의 핵심을 충족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 연구들은 고객지향적 판매활동을 수행하는 영업사원들이 고객의 가치증대에 더 공헌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Singh & Das, 2013; Terho et al., 2015).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하였다.
영업사원들은 고객들과 접촉빈도가 높아 고객의 변화하는 욕구와 선호에 대해 학습할 기회가 많아 고객가치에 대한 학습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oodruff, 1997). 또한 고객과의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며 발전시켜 나가는 당사자라는 측면에서도 영업사원들은 고객의 특성을 빈번하게 파악하고 학습한다(Chonko et al., 2003).
학습지향성은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기술과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공헌해 왔다는 점에서(Kohli et al., 1998), 고객 특성에 대한 학습의 기회가 많았던 영업사원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학습지향성을 갖는다. 더군다나 높은 학습지향성을 갖는 영업사원들은 고객지향성을 갖는 경향이 높아(Harris et al., 2005) 고객 가치를 보다 더 잘 전달한다. 기존의 연구들에서도 학습지향성은 유형제품과 서비스가 조합된 제품을 판매하는데 있어 가장 두드러지는 영업사원들의 기질임을 밝힌 바 있다(Ulaga & Loveland, 2014).
또한 높은 학습지향성을 갖는 영업사원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판매기술을 숙지하고 진화시키려는 강한 욕망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성취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이익이 되는 관계로 간주하는 성향이 있다(Harris et al., 2005). 이러한 성향은 영업사원들이 도전적인 판매상황에서 더 자신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형성되도록 하고(Park & Holloway, 2003), 새로운 지식과 학습되지 않은 보편적 업무들을 숙지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Ahearne et al., 2010).
이를 종합해보면, 영업사원들의 높은 고객지향성은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의 가치 극대화를 위해 변화하고, 특수하며,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사업 상황에서 고객의 사용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외부네트워킹은 조직 외부의 주체들과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McCallum et al., 2014). 다양한 조직과 개인들에게 자신을 노출하는 것은 상대의 가치관이나 다른 기업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Forret & Dougherty, 2001). 사회정보처리이론(Social Information Processing Theory: Salancik & Pfeffer, 1978) 관점에서도, 외부요소들과 사회적 비교를 수행하는 과정은 자신의 업무성과 자신의 조직을 재평가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조직 외부의 구성원에 의해, 특히 전문성을 가진 외부 구성원들은 새로운 산업 동향, 지식 및 정보에 대한 흐름에 민감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외부 전문가 집단들과의 정보교환은 더 높은 수준의 상황판단 능력과 창의성 높은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실제 Krush et al.(2017)은 영업사원의 외부네트워킹과 창의성 간의 연구에서 의미있는 관련성을 확인한 바 있다. 가치기반 판매는 변화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비즈니스모델을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이에 외부에서 획득된 다양한 신뢰성 있는 정보와 지식은 높은 수준의 창의성과 시장기회 포착을 용이하게 해 줄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내부네트워킹은 조직 내부의 구성원들과 관계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영업사원들의 능력을 포함한다. (Bradford et al., 2010). 가치기반 판매는 구매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파악하여 향후 개선된 가치제안을 제공해야 하는 높은 난이도의 활동으로, 영업사원 단독의 역량을 넘어서는 정보와 자원이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Schmitz & Ganesan, 2014). 따라서 조직 내부의 다양한 부서(예를 들면, R&D, 재무, 혹은 운영부서)를 통해 고객의 가치창출에 영향력를 미칠 정보와 자원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Üsteüner & Iacobucci, 2012). 이 때 영업사원이 조직 내부의 구성원들과 합리적 관계를 구축해 놓았다면, 고객가치를 향상시키고, 다양한 부서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에 보다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높은 수준의 내부 네트워킹을 갖춘 영업사원은 가치기반 판매에 유리하게 될 것이다.
유사한 맥락에서, 마케팅 조직 구성원들 간의 내부적 협력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강조하는 기능간 조정성(interfunctional coordination)은 마케팅의 가치창출 과정에 핵심적 요소로 간주되어 왔다(Naver & Slater, 1990). 이는 마케팅에서 가치창출의 과정이 가치사슬 전 과정을 통해 창출되기 때문에 다양한 기능부서 간의 협력과 조정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즉 영업사원을 포함한 조직 내 다양한 구성원들의 관계형성은 더 진화된 기업의 목표를 충족시키는 수단이 되며 각 부서들의 이익을 조정하고 극대화하는 전략적 도구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실증적 연구들을 통해 입증된 기능간 조정성과 마케팅 성과 간의 긍정적 관계에 비추어 보았을 때(Kiraca et al., 2005; Tajeddini et al., 2017), 영업사원들과 타 부서구성원들 간의 내부적 관계의 밀집성은 영업사원들의 성과향상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구매기업들은 구매의사결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수익을 증가시키고 원가를 감소시켜 스스로의 가치를 증가시키고자 한다(Grönroos, 2011). 가치기반 판매를 수행하는 영업사원들은 고객들과 함께 사용가치를 증가시킴으로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그러한 까닭에 가치기반 판매는 장기적인 고객만족과 고객의 우월한 성과를 달성하게 하는 데 일조한다(Terho et al., 2012).
가치기반 판매는 구매기업의 가치창출과정에 깊숙이 관여함으로써 구매자-판매자 간의 공동가치창출 활동(co-creation)이 수행되게 하는 데 공헌한다(Terho et al., 2012). 이러한 공동가치창출 활동은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상호작용의 수준을 대폭 상승시키며 결국 고객의 잠재적 장단점을 보다 잘 이해함으로서 고객의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Vargo & Lusch, 2004).
또한, 가치기반 판매는 구매기업의 요구사항이 최종 소비자들의 제품 사용과정에 명확하게 반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보다 원활하게 교환할 수 있게 한다(Ulaga & Eggert, 2006). 이는 시장에서 보다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게 하거나 최종 소비자에게 보다 의미있는 제품으로 인식되게 한다(Anderson et al., 2009). 따라서 가치기반 판매는 구매기업의 장기적 수익과 최종 소비자의 실질적 만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그림 1>에서는 이상의 가설들을 바탕으로 연구모형을 제시하였다.
Ⅳ. 실증분석
본 연구에서 제시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B2B기업의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자기기입식 설문조사를 전문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실시하였다. 의뢰된 설문조사 대상은 총 200부였으며, 배부된 설문지가 모두 회수되어 배포된 설문지를 모두 조사대상으로 활용하였다. 조사대상의 특성은 <표 2>와 같다. 먼저 성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응답자의 72.0%가 남성이었으며, 여성이 28.0%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을 업종으로 구분해 보았을 때 IT가 38.0%, 서비스가 37.0%, 기계 및 장비가 25.0% 순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응답자의 근무기간은 5년-10년 미만이 52.5%, 5년 미만이 20.5%, 11년-15년 미만이 16.0%, 15년 이상이 11.0%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분 | 빈도 | % | |
---|---|---|---|
성별 | 남 | 144 | 72.0 |
여 | 56 | 28.0 | |
업종 | 기계 및 장비 | 50 | 25.0 |
IT | 76 | 38.0 | |
서비스 | 74 | 37.0 | |
근무기간 | 5년 미만 | 41 | 20.5 |
5년∼10년 | 105 | 52.5 | |
11년∼15명 | 32 | 16.0 | |
15년 이상 | 22 | 11.0 | |
총합 | 200 | 100.0 |
본 연구에서 활용된 측정항목은 모두 선행연구에서 확인된 척도를 바탕으로 연구목적에 부합되도록 수정하여 사용하였다(<표 3> 참고). 먼저 영업사원의 고객지향성은 Sujan et al.(1994)의 연구를 바탕으로 세 가지 문항을 활용하였으며, 영업사원의 학습지향성은 Saxe and Weitz(1982)와 Thomas et al.(2001)이 개발하여 사용한 세 가지 문항을 사용하였다. 영업사원의 외부네트워킹과 내부네트워킹은 모두 Forret and Dougherty(2001)가 사용한 문항을 각각 세 가지씩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가치기반 판매와 판매성과는 Terho et al.(2015)가 사용한 일곱 가지의 항목과 네 가지 항목을 사용하였다.
변수 | 설문문항 | 자료원 |
---|---|---|
학습 지향성 | 나는 새로운 판매방법을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투자한다. | Sujan et al.(1994) |
나는 고객을 대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학습하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
더 나은 영업사원이 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나에게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 ||
고객 지향성 | 나는 고객 욕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 Saxe and Weitz (1982), Thomas et al.(2001) |
나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그들의 말을 경청한다. | ||
나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한 최적의 제품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 ||
외부 네트워킹 | 나는 조직외부 사람과 개인적 접촉을 통해 대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 Forret and Dougherty (2001) |
나는 출장이나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데 노력한다. | ||
나는 외부 세미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
내부 네트워킹 | 나는 조직내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 |
직장 내에서 나의 경력발전에 중요한 사람을 만나면, 내가 먼저 접근하여 나를 소개한다. | ||
근무시간이 지나서도 조직 내 사람과 회사 이야기를 한다. | ||
가치기반 판매 | 나는 고객과 협력하여 고객성과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것을 파악한다. | Terho et al.(2015) |
나는 고객에게 우리회사와 함께 일하는 것이 고객수익에 긍정적 영향이 있음을 적극적으로 설명한다. | ||
나는 고객의 비즈니스 성과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 ||
나는 가치기반 판매방식을 선호한다. | ||
나는 고객의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의 제품/서비스가 고객성과를 어떻게 향상 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 | ||
나는 고객의 수익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 ||
나는 고객 비즈니스 수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찾는 데 중점을 둔다. | ||
판매성과 | 나는 판매실적이 높은 편이다. | Terho et al.(2015) |
나는 목표 판매량을 초과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 | ||
나는 이윤이 높은 제품을 많이 판매한다. | ||
내가 관리하는 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높은편이다. |
이러한 문항들은 비록 기존 연구들을 통해 반복측정된 사용도구라서 안면타당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었지만, 문항에 대한 응답자의 오류적 인식을 방지하기 위해 고객접점의 판매전문가와 마케팅 교수 총 6명을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설문문항에 오류가 발견되지 않아 본 조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가치기반 판매와 그 선행요인 그리고 판매성과와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신뢰성 및 타당성을 측정하였다. 우선 측정항목들 간의 내적일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Cronbach’s alpha 값을 측정하였다. <표 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모든 구성개념들의 Cronbach’s alpha 값이 모두 .700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어 측정항목들 간의 내적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Nunally, 1978). 이와 더불어 측정모델의 적합도를 확인하기 위해서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을 수행하였다. 분석결과, 측정모델의 적합도 지수는 χ2(208)=252.94, p<.05, CFI=.98, TLI=.98, IFI=.98, RMSEA=.03으로 확인되어 모델의 적합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표 4>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측정항목에 대한 요인적재량이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Bentler & Bonett, 1980), 합성신뢰도(composite reliability)는 모두 .70 이상, 평균분산추출(AVE: averaged variance extracted)은 .50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준치 이상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ogozzi & Yi, 1988).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인하는 마지막 절차로 변수들 간의 판별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AVE의 제곱근이 각 구성개념들의 상관계수 값보다 큰지를 확인하였다(Fornell & Locker, 1981). <표 5>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AVE의 제곱근은 각 구성개념들의 상관관계계수 값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 판별타당성 역시 충족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본 연구에 포함된 모든 변수들은 자기보고식으로 동일시점에서 측정되었기 때문에 동일방법편의(common method bias)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동일방법편의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분석결과의 내적타당성이 훼손될 수 있어 Harman의 단일요인테스트를 통해 이를 검증하였다(Podsakoff et al., 2012). 검증결과 χ2(228)=2,254.56, p<.05, CFI=.31, TLI=.28, IFI=.25, RMSEA=.34으로 현저하게 낮게 나타나 여섯 가지의 요인이 단일차원으로 결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동일방법편의로 인한 내적타당성의 훼손은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5가지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하여 구조방정식모형을 통해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모형의 적합도는 χ2(212)=265.66, p<.05, CFI=.98, TLI= .98, IFI=.98, RMSEA=.05로 나타나 적합도지수의 권고수준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Hair et al., 2006).
<표 6>은 가설검증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가설 1은 영업사원의 학습지향성이 가치기반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이었는데, 예상과 같이 지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γ=.43, p<.01). 가설 2는 영업사원의 고객지향성이 가치반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이었으며, 예상했던 바와 지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γ=.41, p<.01). 가설 3은 영업사원의 외적 네트워킹이 가치기반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이었으며, 이 역시 예상했던 바와 같이 지지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γ=.26, p<.01). 가설 4는 영업사원의 내부네트워킹이 가치기반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방향성이 다른 것으로 확인되어 가설 4는 지지되지 않았다(γ=–.38, p<.01). 마지막으로 가설 5는 가치기반 판매가 판매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는데, 예상했던 바와 같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긍정적인 관계인 것으로 확인되어 가설 5는 지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β=.64, p<.01).
Ⅴ. 결론
본 연구는 B2B기업의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가치기반 판매의 선행요인과 결과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가치기반 판매의 구성요소를 고객 비즈니스모델의 이해, 가치제안의 개발, 개발된 가치제안의 소통요인으로 구분하고 각 구성요소들에 부합하는 고객지향성, 학습지향성, 그리고 내외적 네트워킹을 가치기반 판매 구축을 위한 선행요인으로 간주하여 실증분석하였다. 이와 더불어 가치기반 판매가 미치는 판매성과의 영향력 정도도 확인하였다.
실증분석 결과, 첫째, 영업사원의 고객지향성은 가치기반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H1). 둘째, 영업사원의 학습지향성은 가치기반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H2). 셋째, 영업사원의 외적 네트워킹은 가치기반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H3). 넷째, 영업사원의 내적 네트워킹은 가치기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H4). 마지막으로 가치기반 판매는 영업성과에 강력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H5). 이를 통해 B2B기업이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바탕으로 금전적 고객가치 증가를 목표로 수행하는 가치기반 판매가 판매성과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영업사원의 동기적 요인인 학습지향성과 태도요인인 고객지향성 및 외부네트워킹은 가치기반 판매를 증가시키는 선행적 요인임이 밝혀졌다. 하지만 본 연구의 가설로 설정되었던 내부네트워킹과 가치기반 판매와의 관계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다음과 같이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내부네트워킹은 조직 내부의 다양한 배경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구성원들 간의 합리적 의견조율과 조정과정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Vand den Berg et al., 2014). 이는 영업사원의 역할이 고객접점에서 그쳐서는 안 되며 조직구성원 내부의 소통창구로서의 역할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많은 업종에서 영업사원들의 역할은 고객접점으로 한정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영업사원들의 조정역량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두 번째로는 영업사원들에게 감시와 평가와 같은 직접적 통제는 영업사원들의 소극적 기회주를 통제할 수는 있지만 규범과 가치의 공유와 같은 적극적 기회주의 감소 수단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여찬구 외, 2021; 정연승, 노원희, 2016). 따라서 영업사원들의 성과통제의 수단으로 감시와 평가가 주로 활용되었다면 가치기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가설검증 결과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이론적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본 연구는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가치기반 판매의 선행요인들을 실증함으로써 가치기반 판매 연구의 확대 가능성을 넓혔다 할 것이다. 기존 연구들에서 가치기반 판매의 선행요인으로 주로 논의되었던 고객지향성과 더불어 영업사원의 내외적 네트워킹 등의 역할을 살펴봄으로서 영업사원의 동기적 요인과 더불어 행동적 요인에 의해서도 가치기반 판매가 증가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가치기반 판매의 정의적 차원에서 가치기반 판매의 구성요소를 고객 비즈니스모델의 이해, 가치제안의 개발, 개발된 가치제안의 소통요인으로 구분한 Terho et al.(2012)의 연구 프레임을 실증함으로써 가치기반 판매의 기존 정의가 현상을 설명하고 있는 의미있는 정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를 통해 영업사원의 동기와 역량을 기반으로 B2B기업의 가치기반 판매가 수행될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판매성과를 향상시키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로 말미암아 영업사원은 B2B맥락 하에서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수립함으로써 고객가치 창출에 공헌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가치기반 판매를 지향하는 B2B기업들에게 영업사원이 이에 공헌하는 메커니즘을 확인함으로써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었다. 첫째, 가치기반 판매는 B2B기업에게 판매성과를 향상시키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따라서 영업사원으로 하여금 가치기반 판매를 위한 조직적 체계를 갖추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효과적인 가치기반 판매를 위해서 영업사원은 고객관련 지식에 초점을 맞추고, 축적된 지식을 조직 내부와 공유함으로써 B2B기업에서 지식과 정보의 노드(node)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축적하고 시장과 경쟁자, 그리고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명확한 분석을 통해 고객 가치를 상승시킬 판매포인트를 개발하고 이를 조직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영업사원의 훈련 프로그램은 가치기반 판매의 구성요소를 기반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Terho et al.(2012)의 연구 프레임에 기반하여 가치기반 판매의 구성요인을 고객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이해, 가치제안의 개발, 개발된 가치제안의 소통으로 규정하고 이를 실증한 바 있다. 따라서 B2B기업의 영업사원 훈련 프로그램 역시 고객과 그들의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정교화 단계, 그리고 공유를 컨셉으로 단계적으로 수행되어져야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가치기반 판매 역량은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업사원이 가치기반 판매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하기 위한 동기적, 행위적 선행요소을 균형있게 실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가치기반 판매의 선행요인으로 밝혀진 고객지향성, 학습지향성 그리고 외부네트워킹은 모두 가치기반 판매의 실행에 일정 수준 이상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각 선행요인의 특성 상 영업사원들에게 학습지향성과 같은 동기적 특성만을 요구하게 될 경우, 가치기반 판매가 영업사원의 독자적 영역으로 간주될 수 있어 고객응대 영역으로 단순화된다. 따라서 고객의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가치제안을 위한 전사적 차원의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다양한 시사점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지니며 향후 연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본 연구에 포함된 B2B 기업들은 IT, 서비스 산업 등으로 과도하게 치우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업종의 B2B기업들을 조사대상에 포함하여 외적타당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가치기반 판매의 선행요인-가치기반 판매-판매성과로 연결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통해 구매기업과 B2B기업 간의 장기적 관계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았으나 판매성과와 가치기반 판매에 영향을 미칠 외생변수에 대한 통제가 수행되지 못하였다. 기존의 연구들에서 조사업종의 종류와 적응적 판매행동, 기업규모 등은 판매성과와 가치기반 판매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실증되었다는 점(Tehro et al., 2017)에 비추어 볼 때 향후 연구에서는 이를 통제변수로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영업사원의 가치기반 판매의 선행요인으로 살펴본 학습지향성, 고객지향성, 내외부 네트워킹은 모두 개인수준의 변수들이다. 실제로 기업에서의 성과는 개인수준의 변수들뿐만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 수행하는 전략과, 제도, 규범에 의해 수행되어진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에서는 반드시 조직 차원의 변수들을 포함하여 성과와의 관계를 확인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자기기입식 설문조사와 횡단조사의 방식으로 자료가 수집되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동일방법편의의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비록 Harman의 단일요인분석을 통해 동일방법편의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확인하긴 하였으나, 향후 연구에서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응답원을 달리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