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 들어 노동 시장이 경직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짐에 따라 자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험과 지식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한국노동연구원, 2018). 가맹 본점의 통제 아래 정해진 상품 및 서비스를 가맹점 사업자가 제공 받고, 이를 다시 최종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인 프랜차이즈 산업은 특별히 훈련되지 않은 가맹점 사업자들도 안정적으로 자영업을 시작할 수 있으며 초기에 투입되어야 하는 광고비 등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사 브랜드의 가치와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경영 동기를 갖는 가맹 본점과 개별 가맹점의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한 가맹점 사업자들 사이의 서로 다른 목표로 인해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Mallapragada & Srinivasan, 2017). 가맹 본점은 본사의 매출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증대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점포를 개설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시장에 동일한 브랜드의 가맹 점포가 많이 개설될수록 개별 가맹 점포는 시장의 자기 잠식으로 인해 매출이나 수익이 감소할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Nair et al., 2009).
이처럼 가맹 본점의 추가적인 가맹점 개설로 인한 개별 가맹점의 영업권 침해는 오래전부터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중요한 주제로 연구되고 있으며(Lafontaine & Kaufmann, 1994), 실제로 정부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통해 가맹 본점이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 사업자의 영업지역 안에 동일한 업종의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하여 가맹점 사업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와 같은 규제에 대해 가맹 본점과 가맹점 사업자들은 서로 다른 해석을 보인다. 가맹 본점은 정부의 규제로 인해 새로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기존의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가맹점 사업자들은 단순한 생색내기용 정책으로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제한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영업자들의 영업권을 보호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평가 역시 존재한다.
본 연구는 신규 가맹점의 입점이 기존 가맹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특히 기존 가맹점들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자료를 통해 검증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기존의 매장으로부터 일정한 범위 안에 신규 매장이 개설되는 경우 기존 매장의 매출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해보고, 동시에 매장이 위치한 입지의 특성에 따라 이러한 매출의 변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함께 비교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먼저,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을 확인하고, 시장의 자기 잠식 효과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검토할 것이다. 이를 통해 본 연구의 가설을 수립하고, 실증 자료를 바탕으로 이를 검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론적인 시사점과 실제 경영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Ⅱ. 이론적 배경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 본점과 가맹점 사업자가 계약을 통해 가맹 본점은 가맹점 사업자에게 상품과 기술을 포함한 매장 운영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고, 가맹점 사업자는 가맹 본점에게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말한다(Shane, 2005). 프랜차이즈 가맹 본점은 가맹점 사업자가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 광고, 상품의 구성 등을 감독하고, 가맹점 사업자는 가맹 본점에게 독점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는 점에서 독립된 사업자인 가맹점 사업자의 의사 결정의 자유가 계약을 통해 제한된다는 독특한 특성을 갖는다(Treece, 1967).
20세기 초중반부터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한 프랜차이즈 산업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하여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하였으며, 1997년 IMF 외환 위기 이후 자영업자가 급증하며 큰 폭으로 성장하였다(백진성, 이정희, 2021). 외환 위기 이후 기업들의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 인구가 프랜차이즈 산업에 진입한 점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높은 성장의 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유민희 외, 2018). 산업통상자원부의 '프랜차이즈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국에 24만여 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영업 중이며, 이들의 전체 매출액은 119.7조 원으로 국내 GDP의 약 6.9%를 차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연구 주제 중 하나는 가맹 본점과 가맹점 사업자 사이의 계약 형태에 대한 것이다(권민재, 이호택, 2022; 조효신, 이호택, 2021; Jang & Park, 2019; Lafontaine, 1992; Nault & Tyagi, 2001; Vazquez, 2005). 가맹 본점과 가맹점 사업자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운영에 대한 목표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를 조율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계약 조건을 수립하는 것이 이 주제의 주요한 목표이다(Watson & Johnson, 2010). 프랜차이즈의 가맹 본점은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높이는 것이 목표이지만, 개별 가맹점은 프랜차이즈 브랜드 전체의 가치보다 해당 개별 점포의 수익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이해관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본인-대리인 문제를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Burand et al., 2019).
또 다른 연구 주제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배타적 영업지역 침해(Encroachment)에 관한 것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경우, 그 급속한 성장에 비해 법적, 제도적 장치는 그 수준에 미치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타적 영업지역 침해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업자 사이에 빈번하게 대두되는 문제이다. 배타적 영업지역은 주로 제조업에서 특정 유통업체가 독점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영업지역을 말한다(임영균 외, 2012).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배타적 영업지역 침해가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업자가 서로 다른 수익 구조를 지니기 때문이다. 가맹점의 경우 주변 상권에 동일 가맹점이 많아진다면 경쟁의 심화로 인해 수익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과다 출점에 반대하는 반면, 가맹본부는 가맹점 수의 증가가 브랜드 인식 제고,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와 더불어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로열티 수익 역시 증가하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가맹점을 출점하고자 한다(Kalnins, 2004).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영업지역 침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2년 업종에 따른 가맹점 간 최소 거리를 설정한 모범거래기준을 제시하였다. 2014년에는 모범거래기준이 폐지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계약에서 최소 거리를 설정하도록 하는 개정된 가맹법이 시행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들이 반경쟁적이라는 의견과 상권의 보호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의견이 여전히 대립되고 있다.
영업지역 침해 혹은 보호와 관련된 주제는 주로 법과 제도의 차원에서 그 정당성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많이 연구되었다. 이혁(2014)은 영업지역의 설정 및 침해 금지를 규정한 가맹사업법이 미국, EU 및 일본 등의 사례와 비교할 때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므로 법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였고, 최영홍(2014)의 연구에서도 국가가 상권 잠식에 대해 법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견해를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어디까지나 법적인 타당성에 대한 논의로 실제 시장의 자기 잠식 효과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효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실증적으로 검토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실증적 연구를 통해 실제 시장에서 보이는 현상을 분석하려 한다. 다음 장에서는 배타적 영업지역 침해가 기존 가맹점들에 미치는 영향, 특히 시장 자기 잠식에 대한 실증적 연구들을 살펴보겠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가맹 본점이 가맹점 사업자에게 일정한 지역을 설정하고 그 지역에 한정하여 자사의 브랜드를 활용한 영업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라이선스 계약의 속성을 갖는다(최영홍, 2014).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자는 계약을 통해 자신의 가맹점이 위치한 지역을 기준으로 일정한 영업지역을 설정하고 이를 보호받기를 기대하지만, 반대로 가맹 본점은 가맹점 사업자에게 특정한 지역을 독점적인 영업 지역으로 보장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Azoulay & Shane, 2001).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업자와 같이 수직적인 관계에서 가맹본부가 과다 출점을 통한 가맹점의 배타적 영업지역 침해, 또는 가맹점의 영업에 물리적 제약을 가하는 경우가 발생한다(Lafontaine & Slade, 2014).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자의 독점적인 영업권 보장과 관련하여, 가맹 본점이 경쟁 브랜드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주장과 가맹점의 영업 보호를 통해 가맹 본점과 개별 가맹점의 신뢰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대립되고 있다(임영균 외, 2012; Lee, 2020; Lim, 2014). 이와 같은 대립되는 시각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가맹 본점이 기존 가맹점의 입지로부터 매우 가까운 곳에 직영점 혹은 가맹점을 새롭게 개설할 경우 발생하는 자기 잠식에 대해서는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Blair & Lafontaine, 2005).
기존의 마케팅 연구에서는 시장의 자기 잠식 효과에 대해 주로 그 부정적인 측면을 확인하거나(Kalnins, 2004; Nishida, 2014), 시장의 자기 잠식으로 인해 유발되는 가맹 본점과 가맹점 사업자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에 집중하여 온 경향이 있다(Kaufmann & Rangan, 1990). Kalnins(2004)는 호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자기 잠식으로 인해 현저한 수준의 객실당 수익이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Ingram and Baum(1997) 역시 호텔 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일정한 지역 내에 동일한 프랜차이즈의 업체가 많아질수록 개별 가맹점의 폐업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호텔 산업에서뿐 아니라 특정한 상권에 편의점이 밀집할 경우 개별 매장의 수익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Nishida, 2014)나 패스트푸드 업체의 경우 평균적으로 18% 정도의 매출 감소가 발생한다는 연구(Yang, 2012) 역시 진행된 바 있다. 또한, 시장 자기잠식 효과가 가맹점 사이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심화 된다는 연구 또한 패스트푸드 분야에서 이루어졌다(Pancras et al., 2012). 한편, 가맹점들의 집적 효과(agglomeration effect)로 인한 홍보 효과가 가맹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도 존재한다(Chung & Kalnins, 2001). Kim and Jap(2022)도 이와 같은 자기 잠식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인지도의 제고 등을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특정 지역에 밀집하는 것이 개별 가맹점 사업자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였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시장의 자기 잠식 효과에 대해 신규 매장의 입점과 인근 상권의 관계(조춘한, 서진형, 2020)나, 컴퓨터 판매, 화장품 브랜드 등의 분야에서 제한적으로만 연구가 되었을 뿐(송만석 외, 2020), 다른 다양한 프랜차이즈 산업의 분야에서 자기 잠식 효과에 대해 실증적으로 검토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 식품 프랜차이즈 업체의 실증 자료를 활용하여 한국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업체의 자기 잠식 효과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시장의 자기 잠식 효과에 대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연구 가설을 수립하고 이를 검증해볼 것이다.
Ⅲ. 연구 방법
신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기존 가맹점의 매출에 미치는 자기 잠식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위치한 제과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점 49개에서 2017년 4월부터 2018년 7월까지 발생한 패널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해당 자료는 전체 15개월의 기간 동안 해당 매장들에서 약 50만 명의 고객에 대한 500만 건 이상의 고객별 판매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각 고객 별 구매 일시, 방문한 가맹점 정보, 구매 금액, 구매 수량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각 고객의 구매 히스토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해당 자료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지역인 강남구 지역의 자료라는 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메뉴가 많은 제과 프랜차이즈라는 점, 그리고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위치에 매장들이 분포해 있다는 점 등을 비추어 볼 때, 본 연구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신규 매장의 입점이 기존 매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좀 더 명확하고 일반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가맹점과 가맹점에 방문 고객과 관련된 기초 통계량은 <표 1> 및 <표 2>와 같다. 기초 통계량은 크게 가맹점 단위 통계량과 고객 단위 통계량으로 분류하였고, 주 단위 평균값을 기준으로 하였다. 우선 가맹점 수준에서의 주요 기초 통계량으로는 가맹점의 주 별 평균 판매량, 평균 매출 발생 횟수, 매출 발생 당 평균 매출 크기, 평균 방문 고객 수 등을 보여준다. 고객 수준에서의 기초 통계량으로는 고객 당 주 별 평균 매장 방문 횟수, 고객 당 방문한 서로 다른 매장의 수, 고객 당 구매 금액, 구매 량, 구매 품목 개수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자료의 경우 고객들의 거래 정보를 패널 형태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간단한 데이터 정리를 통해 고객 수준의 기초 통계량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특히 매장 고유 식별번호가 주어져 있어 고객들이 어떤 매장을 이용했는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평균적으로 이용한 서로 다른 매장의 수를 구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전체 49개의 가맹점 중 신규 가맹점으로 인한 기존 가맹점의 자기 잠식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자료의 전체 기간 동안 반경 500m 이내에 신규 가맹점이 개점한 기존 가맹점들을 분석 대상으로 제한하였다. 그리고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가맹점들 중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지역과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역세권 지역의 자기 잠식 효과를 비교하기 위하여 인근에 지하철역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다시 구분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전체 49개의 가맹점 중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가맹점으로 역삼역 반경 500m 내에 위치한 4개의 가맹점(1개의 신규 가맹점, 3개의 기존 가맹점)과 인근에 지하철역이 없는 역삼 1동 소재 3개의 가맹점(1개의 신규 가맹점, 2개의 기존 가맹점)을 최종적인 분석 대상으로 확정하여 분석을 시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012년도에 실시한 모범거래기준의 거리 제한 규정에 기반하여 특정 가맹점 반경 500m 이내에 신규 가맹점이 입점을 한다면, 그 특정 기존 가맹점은 신규 가맹점에 영향을 받는 가맹점으로, 반경 500m 밖의 기존 가맹점들은 영향을 받지 않는 가맹점으로 가정하였다. 이러한 가정이 다소 휴리스틱하다고 볼 수 있지만, 본 연구의 목적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갑론을박이 있어왔던 가맹점 간 최소 거리 설정이 실제로 효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실증적으로 검증한다는 점, 그리고 가맹점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서로 간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Pancras et al., 2012)로 볼 때 신규 가맹점의 영향력의 반경 500m 로 설정한 것은 타당성을 갖는다.
신규 가맹점의 입점 이전과 이후의 기존 가맹점들의 매출의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분석 기간을 총 3 기간으로 분류해야 한다. 각각 신규 가맹점 입점 이전, 신규 가맹점 입점 기간, 그리고 신규 가맹점 입점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앞에서 선정한 두 곳의 신규 가맹점 입점 시기는 각각 2017년 8월 2일과 10월 24일이다. 본 연구에서는 2017년 4월부터 6월까지를 신규 가맹점 입점 이전 시기, 2017년 8월부터 10월까지는 신규 가맹점 입점 기간, 그리고 2018년 4월부터 6월까지는 신규 가맹점 입점 이후 시기로 분류하였다. 분석 모형에서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시기에 따른 외부적 영향(ex. 계절성)을 통제하기 위해 시간 수준의 고정효과(time fixed effects)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가맹점의 입점 이전과 이후 시기의 달(month)과 기간(3개월)을 동일하게 맞춰 시간에 따른 외부 영향을 통제하였다. 즉,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기간은 2017년 4~6월, 2018년 4~6월로 총 6개월의 기간이다. 구체적인 분석 기간은 <표 3>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간 | |
---|---|
신규 가맹점 입접 이전(t=0) | 2017.4.1 ~ 2017.6.30 |
신규 가맹점 입점 | 2017.8.2 ~ 2017.10.24 |
신규 가맹점 입접 이후(t=1) | 2018.4.1 ~ 2017.6.30 |
신규 가맹점의 입점으로 발생하는 시장 자기 잠식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이중차분법(Difference-in-differences) 모형을 이용하였다. 이중차분법은 신규 가맹점 입점에 영향을 받은 실험군(treated group) 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control group)의 종속 변수의 차이를 두 시기(본 연구에서는 신규 가맹점 입점 이전과 이후)로 비교해 보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만약 실험군으로 지정된 가맹점과 대조군의 가맹점 간의 매출의 차이가 신규 가맹점 입점 이전보다 이후에 더 커지거나 작아진다면 신규 가맹점의 입점이 기존 가맹점들에게 종속 변수인 매출의 측면에서 영향을 줬다고 말할 수 있다. Card and Kreuger(1994)는 최저시급의 인상이 패스트푸드 종업원의 고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이중차분법을 활용하여 뉴저지주와 펜실베니아주를 비교하여 설명한 바 있다. 이중차분법을 이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실험군과 대조군의 표본이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어 실험군과 대조군이 처치 이전 시기에는 평행 트렌드 가정(parallel trend assumption)을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다른 연구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지역(강남구)에서 짧은 기간으로 분석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실험군과 대조군의 표본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분석을 실행하였다. 또한 <그림 1>을 통해 실험군과 대조군이 신규 가맹점 입점 이전 시기에 매출 크기의 차이는 존재하나 시간에 따른 변화는 거의 동일하게 변하는 반면, 신규 가맹점 입점 이후 그 실험군과 대조군의 트랜드가 서로 다르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의 데이터에서 평행 트랜드 가정이 성립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에서 x축은 신규 가맹점의 입점 시기를 0으로 놓고 그 이전 시기를 –1에서부터 –13번째 주로 표현, 그 이후 시기를 1부터 14번째 주로 표현하였다. 또한 y축은 실험군과 대조군 각각의 주간 평균 매출액(단위:10,000원)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이중차분법 회귀분석은 모바일 앱의 출시가 오프라인 구매와 온라인 구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Narang and Shanker(2019)의 연구 모형을 참고하였다. 가설 1을 확인하기 위한 회귀 모형은 다음과 같다.
모형 (1)에서 j는 기존 가맹점, t는 시간(주 단위)을 의미한다. 종속변수 Salesjt 는 가맹점 j의 시간 t에서의 매출을 의미한다. 독립변수 Treatedj 는 더미 변수로 만약 가맹점 j가 신규 가맹점의 영향을 받는 실험군 가맹점이라면 1, 아니면 0의 값을 갖는다. 위에서 밝혔듯이 본 연구에서는 총 2개의 신규 가맹점의 반경 500m 안에 위치한 기존 가맹점들을 신규 가맹점에 영향을 받는 실험군으로 설정하였다. Aftert 는 동일하게 더미 변수로 시간 t주가 신규 가맹점 입점 이후라면 1, 그렇지 않으면 0의 값을 지닌다. 그러므로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시간 t가 2018년 4월~7월동안의 기간에 포함된다면 1, 2017년 4월~7월동안의 기간에 포함된다면 Aftert 는 0의 값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모형 (1)에서 Treatedj*Aftert의 계수인 β3 는 신규 가맹점 입점 이전과 이후의 실험군 가맹점과 대조군 가맹점의 매출액의 차이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만약 β3 추정 값이 유의미하게 음수로 나온다면 신규 가맹점의 입점으로 인해 실험군 가맹점들의 매출액 감소로 시장 자기 잠식 현상이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통제변수인 Operationj 는 가맹점 j의 운영기간, Competitorj 는 가맹점 j의 경쟁업체 수를 의미한다.
시장 자기 잠식 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가맹점의 위치에 대한 내생성(Endogeneity) 문제이다. 가맹점의 입점 시기와 입점 위치가 임의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브랜드 매니저에 의해서 전략적으로 유리하게 정해졌기 때문에 여기에서 내생성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산업의 경우, 신규 매장의 진입과 입점 위치가 외부적 요인에 의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제약 산업의 경우 신규 약품의 출시는 FDA의 승인에 주로 의존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신약의 출시를 기업이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Ching, 2010). 또한 Kim and Jap(2022)의 연구에서도 부동산 산업의 특성상 호텔의 입점 시기와 위치는 다양한 외부적 요인에 의해 정확히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본 연구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입점 시기와 위치가 단순히 브랜드 매니저에 의해 결정된다기보다 외부적 상황과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산업적 특성과 더불어 본 연구의 모형에서는 고정효과(Fixed-effect) 변수를 추가하여 내생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Kalnins, 2004; Pancras et al., 2012).
또한, 비록 단기적인 매출 변화와 계절성(Seasonality)의 영향 통제하기 위하여 분석 기간을 같은 달(4~6월)로 동일하게 설정하였지만, 그럼에도 시간의 차이에서 오는 편의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간의 변화에 따른 동태적 변화를 통제하기 위해 시간 고정 효과 변수(time fixed effects)를 추가하였다(Pancras et al., 2012). 모형 (1)에서 λt 는 시간 t가 미치는 영향을 통제하기 위한 고정효과 변수이다. 또한 γj는 가맹점 고정 효과 변수(store fixed effects) 변수로 가맹점 j의 관찰 가능한 또는 관찰 불가능한 가맹점의 특성들을 통제하기 위한 고정효과 변수이다(Evans et al., 1993).
더불어 매장의 입점 위치에 따라 시장 자기잠식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는 가설 2를 검증하기 위해 역세권을 조절 효과로 추가한 회귀 모형은 다음과 같다.
모형 (2)는 모형 (1)과 동일한 형태에서 가맹점의 위치가 역세권인지 아닌지에 따라 시장 자기 잠식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상호작용항(Treatedj*Aftert*Metroj)을 추가하였다. Metroj 는 더미 변수로 가맹점 j의 위치가 역세권에 포함되면 1, 그렇지 않으면 0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β4는 가맹점 위치의 조절 효과를 나타내는 계수로, 만약 β4가 유의미한 음의 값으로 추정된다면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에 위치한 가맹점들이 신규 가맹점의 입점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 자기잠식 효과까지 나타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실험군 가맹점 총 5개 중 3개가 역세권에 위치한 가맹점이고 나머지 2개가 비역세권에 위치한 가맹점이다.
Ⅳ. 연구 결과
<표 4>를 통해 모형 (1)과 (2)를 추정한 회귀 모형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분석 결과, 모형 (1)에서 시장 자기잠식 효과를 나타내는 Treatedjt*Afterjt의 계수 값이 유의 수준 0.01에서 유의미한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78.75, p<.01). 이는 신규 가맹점의 입점으로 신규 가맹점의 영향권 안(반경 500m 안)에 있는 기존 가맹점들이 시장 자기잠식 효과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한 것을 나타내고 있다. 추정된 계수 값에 의하면 실험군 가맹점들은 신규 가맹점 입점 이전보다 이후에 주 당 평균 약 78만 원의 매출 감소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실험군 가맹점의 경우 신규 가맹점 입점 이전 주당 평균 약 409만 원의 매출(936.6–527.8)을 기록한 반면, 신규 가맹점 입점 이후 약 78만 원의 매출 감소로 주당 평균 약 331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설 1은 지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모형 (2)에서는 가맹점의 입점 위치에 의한 조절효과를 확인하고자 추정하였다. 분석 결과, Treatedjt* Afterjt*Metroj의 계수 추정 값이 유의미한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105.2, p<.01). 이는 가맹점이 역세권에 위치할 때 비역세권의 가맹점보다 주 당 평균 약 105만 원의 매출 감소가 나타남을 의미한다. 반면, Treatedjt*Afterjt 의 계수 추정 값은 유의미하지 않게 나타났다. 이는 비역세권에 위치한 기존 가맹점들은 신규 가맹점으로 인한 매출 감소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인 효과만을 보는 본 연구의 특성에 의한 결과로 보여진다. 단기적인 효과 측면에서는 비역세권의 가맹점들은 그 효과가 미비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Treatedjt*Afterjt*Metroj의 계수 추정 결과를 통해 그러므로 가설 2는 지지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이동이 쉬운 역세권의 특성 상 고객들이 신규 가맹점에 더 쉽게 유인되고, 그로 인해 기존 가맹점에 갈 수 있었던 고객들이 신규 가맹점으로 분산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이동의 어려움에 따라 시장 자기잠식 효과가 감소하는 연구 결과에 뒷받침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Pancras et al., 2012).
Ⅴ. 결론
본 연구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신규 가맹점이 기존 가맹점의 매출에 미치는 자기 잠식 효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실제 판매 자료를 바탕으로 실증 분석을 시행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영업을 하고 있는 지역 인근에 동일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신규 가맹점이 개점하는 경우, 기존 가맹점의 매출액에 일정 수준의 자기 잠식 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프랜차이즈 가맹 본점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많은 가맹점을 유치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맹 본점의 노력은 기존에 가맹 본점과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고 있는 개별 가맹점의 영업권을 일정 부분 침해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매출의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이러한 자기 잠식 효과가 매장의 입지나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함께 확인하였다.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인근의 가맹점은 신규 가맹점으로 인해 유발되는 자기 잠식 효과가 유의함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비역세권 지역의 가맹점은 신규 가맹점으로 인해 유발되는 자기 잠식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프랜차이즈 가맹 본점이 가맹점을 확장해 나갈 때 개별 가맹점 사업자의 이익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의 가맹 본점이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추가적인 가맹점을 모집하는 경우, 신규 가맹점이 개점하는 지역의 입지 및 특성을 확인하는 것이 인근의 기존 가맹점 사업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세권과 비역세권에서 자기 잠식 효과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본 연구에서는 가맹점의 입지에 따라 주로 방문하는 고객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한다.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지역의 가맹점은 특정 매장을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신규 가맹점이 개점할 경우 고객의 이탈이 쉽게 발생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비역세권 지역의 가맹점은 고객의 생활 반경이나 구매 습관이 일정한 충성도 높은 고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신규 가맹점의 개점으로 인한 고객의 이탈이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속 연구를 통해 이러한 원인을 분명하게 규명한다면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를 해석하는 데에 추가적인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지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함께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강남구라는 특정한 지역과 2017년 4월부터 2018년 7월까지의 거래 자료만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일부 확인한 것처럼 시장 자기 잠식 효과는 고객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나, 본 연구는 특정 지역 및 시기의 표본만을 대상으로 하여 그 해석에 한계를 가진다. 추후 다양한 지역 및 기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자료를 활용한 분석을 진행한다면, 본 연구의 결과를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둘째, 본 연구는 제과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점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다른 산업에 이 결과를 적용하는 것에는 유의해야 한다. 고객의 구매 행동은 재화나 서비스의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다른 산업군에 이 결과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군의 자료를 통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각 가맹점의 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이 이루어졌으며, 특정 매장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 수준과 같은 고객 수준의 변수는 자료의 한계로 인해 확인할 수 없었다. 고객 수준의 구매 정보를 통해 신규 가맹점이 문을 여는 것이 개별 고객의 구매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 본 연구의 결론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