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 소매유통 발전과정에서 온라인 쇼핑의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통계청, 2022). 특히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소비자와 판매자의 진출입이 자유롭다는 의미에서 오픈마켓으로 불리우는 중개형 전자상거래인 커머스 플랫폼의 기여도이다(한국온라인쇼핑협회, 2021). 플랫폼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참여자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업모형을 총괄하여 지칭한다. 현재 온라인 쇼핑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자유로운 진출입이 가능한 시장에서 주로 상품거래의 중개기능을 담당한다는 의미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으로 불리기도 한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기타 플랫폼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제외하고는 유통과정의 정규화가 매우 중요한 기능적 안정성을 가져오므로, 소비자와 판매자의 역할이 뚜렷하게 분리되어 전문화되게 된다. 따라서 다양한 구색을 갖춰 플랫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판매자가 입점해야 한다. 결국 플랫폼 입장에서 소비자 집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판매자의 플랫폼 입점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향의 연구는 주로 온라인 판매자의 플랫폼 선택요인에 대한 연구(이혜린 외, 2019)로 진행되어 왔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에서는 플랫폼의 기능이 현재 온라인 판매자에게 정태적으로 제시되어 있고, 판매자는 이에 대해 자신의 역량을 투사하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는 암묵적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시장과 같이 플랫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의 기능은 동태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 변화로 인해 최근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기능은 단순한 거래의 중개를 넘어서, 판매자에 대한 촉진활동의 지원이나 판매자 교육으로 수행되다가, 공동물류역량의 구축과 멤버쉽 프로그램의 구축, 마이크로 페이먼트 시스템을 포함한 지불결제 시스템의 제공, 선물하기, 명품 중고거래와 같은 신시장의 개발, 공동상품개발과 같은 형태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이동일 외, 2021). 이와 같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기능의 진화는 판매자의 적응적 대응과정, 즉 공진화 과정을 촉발시키게 된다. 이러한 예로 판매자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결제수단을 도입하고, 플랫폼의 판매정보를 분석하여 촉진과 사입 활동의 계획에 반영하며, 더 빠른 배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의 입지와 상하차 시설을 조정하거나, 플랫폼의 물류시스템에 정보적, 물리적 통합을 진행하는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이동일, 이혜준, 2022). 즉 온라인 판매자 역시 단순한 판매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수행기능에서 있어서 플랫폼과 점차 긴밀하게 연결되고, 반응성, 정보력을 고양시켜 시장에서 민첩하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여야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에서 성공적 판매활동을 진행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소매활동을 수행하여 시장에서 더 유리한 사입조건과 사업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의 동태적 상호적응과정의 관점에서 양자 간의 공진화 과정에 초점을 둔 연구는 거의 없다. 경영학 분야에서 공진화에 대한 연구는 시장기구로서 유통경로관리보다는 소프트웨어와 같은 생산품 간의 공진화, 생산 지향적 전략적 제휴의 발전관계, 조직간 협력과정에 대한 연구 등에서 주로 진행되어 왔다(Kulkarni & Ramamoorthy, 2022; Rai & Tang, 2014; Tiwana et al., 2010).
본 연구에서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의 공진화를 촉진시키는 요인으로서 판매자가 인식하게 되는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소매관리의 관점에서 소비자 또는 판매자가 해당 소매점에 대해 인식하는 유인력(또는 매력)을 소매자산(Retail Equity)이라고 한다(Hernández & Navarro, 2009; Rashmi & Dangi, 2016; Yoo et al., 2000). 같은 맥락에서 소매기관으로서 커머스 플랫폼 자산은 판매자 기반에서 느끼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입점에 대한 매력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판매자 입점을 위해 시장에서 포지셔닝을 판매자 지원 프로그램과 같은 역량 강화, 또는 구색, 기능, 시장에서의 차별화에 기반해 구축하게 된다. 더 나아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플랫폼 기능의 진화과정에서 자사의 포지셔닝을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복수의 플랫폼을 개발하여 서로 보완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전략을 구성하게 된다. 이 때 멀티 플랫폼을 구성하는 각각의 플랫폼은 기존의 경쟁 플랫폼과 같은 포지셔닝을 취하기도 하고 다른 포지셔닝을 개발하여 업태 내 분화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멀티 플랫폼의 구축과정에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기능 차별화와 역량 강화라는 전략적 의사결정 요인이 커머스 플랫폼 자산을 구축하여,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의 공진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에 대해 규명하고자 한다.
Ⅱ. 연구모형 및 가설설정
공진화는 생태생물학에서 기원한 개념으로(Porter, 2006) 개체가 유기체이건 조직이건 간에 개체와 환경이 동시에 진화함을 의미한다(Baum & Singh, 1994). 진화론적 관점에서 본다면 진화가 생물학적 개체의 환경에 대한 적응과정이라면, 공진화는 개체 간의 공생관계에 기반하여 공생능력을 강화시키는 과정에 대해 초점을 두게 된다. 따라서 경영학에서 다루는 조직과 기관 간의 상호적응과정에 대해 공진화 개념을 적용하는 것은 일종의 유추에 해당된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라는 유통기관에 대한 적용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공진화 개념과 유통기관 간의 공진화 개념에 대한 개념적 유추에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벌과 꽃은 공생한다. 벌은 꽃으로부터 꿀을 채취하고, 꽃은 벌로 인해 수분을 통한 번식이 가능하게 된다. 공생관계는 공진화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공진화는 서로 독립된 개체가 상호작용을 통해 영향을 받아 공생관계에 더 유리한 변이가 선택되어, 유전적 고착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벌은 수분이 더 용이해지도록 몸체와 다리에 털이 생기고, 꽃은 벌이 더 좋아하는 꿀을 생산하고, 수분에 유리한 수술이 발생하여 고착되게 된다. 따라서 공진화는 공생하는 독립적 개체가 상호작용을 통해 동시적 변화를 일으켜, 이것이 유전적으로 고착되어 재생산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벌은 충분한 먹이활동을 위해 한 송이 꽃이 아니라 꽃밭을 필요로 한다. 또한 꽃밭에서 다양한 조합의 수분이 이루어져 생존에 보다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벌떼가 필요하다. 결국 공진화는 1대 1의 개체 간 문제가 아니라 종족 집단 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벌떼는 양봉업자에 의해 선택되고 벌집의 위치가 결정된다. 또한 꽃밭은 화훼농장주에 의해 종자가 선정되고 파종과 수확이 이루어진다. 양봉업자는 벌떼의 효과적 운용을 위해 벌집통을 개량하고 운용하여야 한다. 또한 화훼농장주는 더 효과적인 꽃밭의 관리를 위해 작목시설을 갖추고 관리하여야 한다. 이러한 관리방식의 변화 역시 공진화의 영역이다. 또한 이렇게 다양한 개체군이 서로 관련됨에 따라 공진화 과정은 복잡계(Complex System)로서의 성격을 갖게 된다.
이러한 생물학적 비유에서 벌과 꽃은 상품과 소비자에 해당되고 꽃밭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상품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갖게 되고, 판매되면서 수익을 창출하여 판매이윤과 수수료의 원천을 만들게 된다. 따라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안에서 상품은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고 견인하여 판매활동이 일어나도록 하는 마케팅 활동의 중심이 된다. 이 활동을 통해 상품은 소구점과 디자인, 기능을 혁신하여 변화하는 소비자 욕구와 공진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공진화를 일으키기 위하여 온라인 판매자는 상품구색을 갖추어 나가고, 플랫폼 운영자는 소비자를 결집하여 목표시장을 구성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상품과 소비자의 공진화 과정은 곧 온라인 판매자와 플랫폼 운영자의 공진화 과정을 유도하게 된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수행기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서로 수행하는 유통기능을 조정하고, 결합하여 최적화된 운영형태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이루어 내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진화라는 생물학적 비유로부터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둘러싼 상품과 소비자, 온라인 판매자와 플랫폼 운영자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유사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공진화 개념의 조직간 관계 연구 프레임워크로의 전환과정을 다룬 연구(Porter, 2006)에 따르면 공진화의 개념은 특정성, 호혜성, 동시성, 유전적 고착, 월경 활동, 유기체적 도출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이 각각의 생물학적 정의와 조직론적 해석은 <표 1>과 같다.
Porter(2006, p. 492).
또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공진화 과정에서 플랫폼의 역할을 다룬 연구(Tiwana et al., 2010)에서는 인터넷 브라우저와 이에 따르는 확장 부가서비스(Add-on Extension)나 애플 아이폰 운영체계(iOS)와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들을 공진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결과물로 이해하고 있다. 이것으로 볼 때 환경변화에 따라 조직과 조직적 산출물의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의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 공진화 개념이 유용하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생물학적 공진화와 조직적 또는 제도적 공진화 사이에는 결정적 차이가 존재한다. 생물학적 공진화에서는 필연적으로 선택되지 못한 개체(또는 적응에 유리하지 못한 개체)는 도태되어 멸종되는 과정을 수반한다. 그러나 조직적 또는 제도적 공진화 과정에서 개체를 이루고 있는 조직이나 제도는 사회적 이념의 산물이므로, 작동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으로도 충분히 환경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 또한 개별적 공진화 과정은 더 큰 조직적 환경(또는 플랫폼 생태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관리될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 판매자와 플랫폼 운영자를 중개하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생태계는 플랫폼 생태계 간의 경쟁을 진행하면서 각자의 운영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생물학적 개체군이 변이와 선택과정을 통해 이루어 낸 유전적 고착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결국 현재 플랫폼 간의 전략적 선택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통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의 상호 적합성(Mutual Fitness)이 어떻게 구성되어 생존가능성을 높이고 성과를 높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의 공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공진화 가능성을 높이는 조건을 판매자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것은 판매자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에 대해 평가하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유인력(Attractiveness)인 커머스 플랫폼 자산이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대한 문제가 된다.
유통에서 소매점 자산(Retal Equity)의 개념은 주로 소비자 관점에 기반하여 평가된 소매점의 가치로 다뤄져 왔다. 소비자 관점에서의 소매점 자산은 소비자 기반 브랜드 자산(CBBE: Consumer Based Brand Equity)이 확장된 개념으로 이름이 없는 소매점에 비해 이름있는 소매점이 더 많이 가지게 되는 효용 즉, 소비자들이 소매점의 브랜드 이름에 따라 연상하는 이미지로 인해 추가되는 효용이나 가치를 의미한다(Rashmi & Dangi, 2016; Yoo et al., 2000). 소비자 기반의 소매점 자산은 인지도, 연상, 지각된 품질, 충성도의 네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Arnett et al., 2003; Pappu & Quester, 2006). 그런데 소비자 기반의 소매점 자산에 대한 이해는 소매점의 집객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 집객을 위해 중요한 소매점 자산의 기반인 구색 확충을 위한 판매자의 입점 동기를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Hernández and Navarro(2009)는 소매점 자산이 소비자 관점에서만 정의되는 것에 한계를 인식하고 판매자 중심의 소매점 자산을 개발하였다. 이들은 판매자 관점의 소매점 자산을 소매상이 구매 그룹의 브랜드를 이용함으로써 얻게 된 결과로 정의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소매점이 독자적으로 판매활동을 행하는 것보다 구매 그룹의 일원으로써 판매활동을 하는 것이 보다 많은 효용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 때 소매점은 구매 그룹의 자산을 평가함으로써 보다 나은 소매 자산을 가지고 있는 구매 그룹에 속하고자 할 것으로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은 판매자가 독자적으로 개별 소비자와 접촉하여 판매하는 것보다 커머스 플랫폼에 속하여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활용하여 판매행위를 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관점에서 플랫폼에서 거래하고 있는 판매자에게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
플랫폼은 관심 영역의 차이에 따라 제품 중심의 생산전략 분야, 기술 중심의 기술경영 분야, 거래 중심의 산업경제학의 세 분야에서 논의되어 왔다(최병삼, 김주한, 2011). 이 중 산업경제학의 관점에서 플랫폼은 두 종류 이상의 상이한 고객들이 모여 제품 또는 서비스 등을 직접 교환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의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가치를 생성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정의할 수 있다(Evans, 2003; Hagiu & Rothman, 2007). 이 때 거래행위가 온라인 상에서 일어나는 플랫폼을 온라인 플랫폼(Online Platform)으로 지칭한다(이금노 외, 2016).
이금노 외(2016)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의 대분류를 인터넷 서비스 제공, 소프트웨어 플랫폼, 검색 및 포털, 참여형 네트워크 플랫폼, 전자상거래 플랫폼, 결제 및 금융 관련 플랫폼으로 구분하였으며, 이 중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세부적으로 재화, 문화/여가, 공유경제 및 C2C, O2O, 디지털콘텐츠로 구분하였다. 이금노 외(2016)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세부 구분을 보다 큰 카테고리로 묶으면 쿠팡, 네이버 스토어, 카카오톡 스토어, 당근마켓 등과 같이 물리적 제품을 취급하는 플랫폼, 에어비앤비, 우버, 배달의 민족 등과 같이 서비스를 취급하는 플랫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카카오톡, 네이버카페, 멜론, 넷플릭스 등과 같이 정보재를 취급하는 플랫폼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온라인 경로를 중심으로 물리적 상품의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에 한정하여 정의한다.
거래되는 상품의 특성에 따라 플랫폼의 두 고객인 소비자와 판매자의 요구사항이 다르게 나타나며, 이에 따라 플랫폼이 수행하는 역할이나 기능에도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일례로 상품 생산비용의 구성에 있어 물리적 제품은 고정비의 구성비가 중간 정도이고 변동비의 구성비가 나머지를 차지하는 형태이며, 서비스는 고정비의 구성비가 상대적으로 작고 변동비의 구성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 반해, 정보재의 경우 고정비가 극단적으로 높고 변동비가 상대적으로 매우 작아 추가생산에 필요한 한계비용이 거의 0에 가까운 특성을 보인다(김대철 외, 2011). 이러한 상품별 비용구조의 특징으로 인해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판매자의 대응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
물리적 제품은 제품을 재고로 저장할 수 있고 제품의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이 가능하며 제품의 판매 이후에도 품질이 일관되게 유지되므로, 이를 취급하는 판매자는 플랫폼에 제품의 공급시기를 조정한다던가 가격 수준을 조정하는 등과 같은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여러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멀티호밍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수 있다(정연승, 이희태, 2020).
서비스의 경우 생산과 동시에 소비가 발생하여 저장할 수 없으므로, 판매자는 서비스 제공 시점, 소비자 특성, 서비스 수준, 구입량 등에 따라 플랫폼에 제공하는 가격을 차별화시킬 수 있다(유필화 외, 2012). 또한 서비스는 품질이 고르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 소비가 발생한 이후 플랫폼에 나타난 이용후기와 같은 소비자 반응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보재의 경우 추가 생산을 위한 한계 비용이 매우 작으므로 개인별, 특정 소비자 집단별, 버전별로 가격을 차별화시킬 수 있으며(Shapiro & Varian, 1999),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판매자는 콘텐츠의 판매 외에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광고 상품에 노출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게 되므로 다수의 소비자를 확보하여 플랫폼에 고착(Lock-in)시킬수록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Hagiu & Rothman, 2007).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고객인 양면시장의 성격을 가지므로(Evans & Schmalensee, 2010) 두 고객 집단 모두의 욕구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Chakravarty et al., 2014). 따라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두 고객 집단에게 각각 가치를 평가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거래에 참여하는 고객 집단에게 가치를 평가받는다는 측면에서 커머스 플랫폼 자산은 판매자 기반 소매점 자산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판매자 관점에서의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Hernández and Navarro(2009)에서 정의된 소매점 자산의 개념을 적용하여 판매자 관점의 플랫폼 자산에 대해 판매자가 플랫폼에서 판매를 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용으로 정의하고 다음과 같이 가설 1을 설정한다.
차별화란 고객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속성을 선택하여 그 요구에 맞게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쟁기업보다 돋보이도록 다르게 제공하는 기업의 전략적 경영활동을 의미한다(Porter, 1985). 미국이나 중국 등의 나라에서 독과점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온라인 유통산업은 다수의 커머스 플랫폼 사업자들이 경쟁하고 있는 구조이므로(이동일 외, 2021)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양면시장이므로 소비자와 판매자 양쪽 고객의 요구에 맞게 자사를 차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경우 제품 가격, 배송, 반품 및 A/S 등의 속성이 고객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강현순, 김정자, 2009) 해당 요인들에 대한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판매자의 경우 결제 편리성, 검색 편리성, 입점 편리성, 수수료, 혜택, 명성 등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므로(이혜린 외, 2019) 해당 속성들에 대한 차별화가 가능하다.
속성 차별화는 기업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Markman and Medin(1995)은 소비자들의 속성에 대한 비교 가능성을 기준으로 정렬 차이(Alignable Difference)와 비정렬 차이(Nonalignable Difference)를 이용한 차별화 전략을 제시하였다. 정렬 차이 전략은 동일 속성 내에서 경쟁사보다 나은 것을 제시하는 방법이고, 비정렬 차이 전략은 경쟁사가 기존에 가지지 않은 전혀 새로운 속성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전자의 경우 동일한 속성 내에서 어느 회사가 더 우월한지 비교가 쉬운 반면, 후자의 경우 이전에 없던 새로운 속성이므로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접근방법을 다수의 판매자가 자유롭게 진출입할 수 있도록 입점을 소구하고 있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에 적용해 현재 운영전략을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판매자 입장에서 수수료의 경우,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별 상이한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으므로 수수료라는 동일 속성 내에서 금액의 차이를 비교하기가 용이하므로 정렬 차이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기존에는 수면 위로 보이지 않았던 판매자들이 직접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실시간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판매 방식이라는 속성에서 기존의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들이 제시하지 않은 속성으로 차별화한 비정렬 차이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 때 소비자의 차별화 전략에 대한 선호는 속성에 대한 호감도나 중요도(손용석 외, 2001; Zhang & Markman, 1998), 가치 관련정도(하영원, 이동훈, 2004)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손용석 외(2001)의 연구에 따르면 후발 진입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정렬 차이에 의한 차별화를 통해 선발 진입 사이트보다 높은 선호도를 가질 수 있으며, 후발 진입 사이트가 호감도와 중요도가 높은 속성에서 비정렬 차이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 선발 진입 사이트보다 높은 선호를 나타낸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이와 같이 속성을 차별화시키는 방법 외에 고객군을 차별화시킬 수도 있다. Evans and Schmalensee(2007)은 고객군에 따라 플랫폼을 차별화시키는 두 가지 방향을 제시하였다. 첫째, 수직적 차별화는 특정 수준의 품질을 선택하여 자사를 차별화하는 것으로 이용자는 자신의 품질에 대한 수요에 따라 높거나 낮은 품질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다. 둘째, 수평적 차별화는 특정 고객 집단에게 매력적인 제품이나 기능, 가격 등을 제공함으로써 자사를 차별화시키는 것으로 이로 인해 이용자는 다수의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멀티호밍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이 플랫폼 차별화는 이용자가 자사의 플랫폼을 선택하게끔 만드는 유인이 됨과 동시에 자사가 아닌 다른 특정 플랫폼에 이용자가 집중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대항력(Countervailing Power)이 될 수 있다(Evans & Schmalensee, 2007). 따라서 판매자는 플랫폼이 차별화되어 있는 경우 플랫폼과의 거래 관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평가할 것이다. 이와 같은 관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연구가설을 수립한다.
일반적으로 역량은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또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되며, 이는 중요한 업무 기능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관련된 지식이나 기술, 운영, 인적, 재정적 자원 등을 사용하는 능력으로 볼 수 있다(Matern, 2020). 역량에는 정보 시스템, 기반 시설, 여유 자원 등이 해당되며, 이러한 자원을 결합하거나 통합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하는 능력(Capability)과 구분된다(Henderson & Cockburn, 1994).
플랫폼은 양면시장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거래상대방의 역량에 대해 평가하게 된다(Rochet & Tirole, 2003; Rysman, 2009). 소비자는 배송 일자 준수, 무료 반품 기간 등과 같이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능이나 메커니즘을 판매자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에 근거하여 판매자의 역량을 판단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것들은 판매자가 자신의 역량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Guo et al., 2020).
판매자는 플랫폼의 역량을 일정 수준 이상의 커머스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판단하며 이 때 요구되는 플랫폼의 역량은 커머스의 영역 내에서 판매자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이나, 능력, 특성들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로 볼 수 있다(Mayer et al., 1995).
성공적인 플랫폼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여러 학자들이 제시하였는데, 임명성(2014)은 고객참여(고객의 자발적인 참여), 참여 보상(물질적, 무형의 보상), 데이터에 근거(미래 불확실성 감소) 등을 제시하였으며, 장정훈 외(2016)는 플랫폼 창의성의 능력, 새로운 가치 창출 능력, 비용 절감 효과, 네트워킹의 효과, 새로운 생태계 구축 능력, 변화하고 발전하는 능력, 류민호(2017)는 핵심 가치 확보, 차별화된 시장 영역으로의 포지셔닝, 네트워크 효과를 위한 초기 이용자 기반 확보, Bonchek and Choudary (2013)는 공유 및 거래를 위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플랫폼에 연결할 수 있는가(Connection), 플랫폼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참여자를 얼마나 잘 끌어들이는가(Gravity), 플랫폼이 가치의 교환 및 공동 창출을 얼마나 잘 촉진하는가(Flow), Lee et al. (2010)은 혁신역량(Innovation Ability), 상호보완성(Complementarities), 효율성(Efficiency), 연결성(Connectivity),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 Tura et al. (2018)은 플랫폼 아키텍처(Platform Architecture), 가치 창출 논리(Value Creation Logic), 거버넌스(Governance), 플랫폼 경쟁(Platform Competition) 등을 제시하였다.
판매자는 진입할 플랫폼을 선정하는 거래 초기 단계에 적절한 플랫폼을 선정하기 위해 역량을 판단하기도 한다(Heffernan, 2004). 예를 들어 판매자는 플랫폼과 판매자 사이에 정보 비대칭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플랫폼이 어떤 반품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연간 수수료는 얼마인지 등과 같은 내용을 기준으로 플랫폼 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Cao et al., 2020). 뿐만 아니라 플랫폼 역량에 대한 판매자의 초기 평가는 향후 참가자로서의 행태를 결정짓기도 하여, 플랫폼 전체의 경쟁력 구성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플랫폼이 판매자와의 사회적 관계를 중요시 한다고 여겨지면 플랫폼이 판매자를 대상으로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플랫폼이 사업 환경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Chen et al., 2009). 이와 같이 판매자는 플랫폼이 역량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플랫폼과의 거래 관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평가할 것이다. 이 같은 관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연구가설을 수립한다.
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브랜드 확장에 대한 연구를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 쌓아놓은 브랜드 인지도를 사용하여 신규 시장 진입 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Aaker & Keller, 1990)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아마존이 아마존 프레쉬로 확장한 것과 같이 기존 플랫폼의 브랜드명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이미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름을 사용하여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브랜드 확장이라고 하는데(Aaker & Keller, 1990) 이는 기존에 인지도를 구축한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진출한다는 측면에서 플랫폼 확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민영 외, 2022).
다른 한편으로 유통의 관점에서는 소매업체가 다양한 업태로 확장하는 것을 소매 확장의 개념에서 연구하여 왔다(Wang & Goldfarb, 2017). 이들 연구에서는 온라인 점포와 오프라인 점포와 같이 혼성 채널에 대한 관리의 관점이 주가 되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산업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멀티 소매 브랜드 전략이 활용되게 된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문제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그 참여자인 판매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관점에서 연구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맥락과 유사하게 플랫폼 확장에 대하여 Song et al.(2010)은 온라인 브랜드 확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이를 플랫폼 확장으로 보고, 하나의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기업이 온라인 모바일 시장 내에서 차별적 구색이나 기능을 가지고 다수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형태를 멀티 플랫폼 전략으로 정의한다.
이민영 외(2022)에서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확장을 기존 플랫폼이 진입해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 영역과 동일한 영역으로 진출하느냐 다른 영역으로 진출하느냐에 따라 관련 다각화와 비관련 다각화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멀티 플랫폼 전략의 확장 방향을 두 가지 방향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취급하는 제품의 종류나 범위를 다르게 해서 새로운 플랫폼을 출시하는 구색을 차별화하는 방향, 둘째는 플랫폼이 수행하는 기능을 확장시키는 방향이다. 전자는 쿠팡이나 아마존과 같이 전체 카테고리의 상품을 취급하다 로켓 프레쉬, 아마존 프레쉬와 같이 특정 카테고리로 플랫폼을 확장시킨 예를 들 수 있다. 또한 마켓컬리가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기존 상품 카테고리에서 화장품을 취급하는 뷰티컬리를 출시한 것도 유사한 예로 볼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배달 전문업체인 배달의 민족이 배민문방구라는 버티컬 플랫폼에 진출한 것, 오픈마켓인 쿠팡이 배달 전문 플랫폼인 쿠팡이츠와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출시한 것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아울러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카카오 커머스 내에 일반 오픈마켓의 기능을 수행하는 카카오톡 스토어, 자신과 타인에게 상품을 선물할 수 있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판매자와 상품 및 브랜드를 개발하는 카카오메이커스 등의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출시한 것도 기능을 확장시킨 예로 볼 수 있다.
브랜드 확장을 이용하여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진출할 때 정렬 차이와 비정렬 차이를 이용한 차별화 전략을 사용하는 것처럼(Zhang & Markman, 1998) 플랫폼 확장에서도 이와 같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정렬 차이 전략은 동일 속성 내에서 경쟁사보다 나은 것을 제시하는 방법이고, 비정렬 차이 전략은 경쟁사가 기존에 가지지 않은 전혀 새로운 속성을 제시하는 방법이다(Markman & Medin, 1995). 이를 플랫폼 확장에 적용시켜 보면 카카오 커머스가 일반 오픈마켓인 카카오톡 스토어를 출시한 것은 정렬 차이 전략으로 볼 수 있으며, 기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 주목하지 않았던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영역이나 판매자와의 협업을 통한 제품이나 브랜드를 개발하는 카카오메이커스와 같은 영역으로의 진출은 비정렬 차이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정렬 차이 전략을 통해 플랫폼을 확장할 경우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속성으로 경쟁하게 되므로 비교 가능한 속성 내에서 경쟁하게 된다(손용석 외, 2001). 그러나 시스템의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각 사들 간의 벤치마킹이 활발한 요즘 같은 경우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기업들이 제공하는 속성 수준은 유사하게 된다(윤성훈 외, 2019). 이 경우 이용자들은 각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속성들을 상호 비교하여 그 중 우수한 속성을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플랫폼이 우수한 속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플랫폼의 역량이 훌륭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의미를 가지므로 우수한 역량을 가진 플랫폼이 더 높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가설을 설정한다.
비정렬 차이 전략을 통해 플랫폼을 확장하는 경우 차별화된 속성은 다른 기업들이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비교가 불가능한 속성을 가지고 경쟁하게 된다(손용석 외, 2001). 즉, 유사한 속성을 가진 기업들 간에 어느 기업이 더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비교가 불가능하므로, 비교 불가능한 속성에 의해 플랫폼의 선호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 때 플랫폼이 이용자가 호감도와 중요도를 높게 인식하고 있는 속성에서 차별화되었거나(손용석 외, 2001), 이용자가 높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식하는 속성이 차별화되었다면(하영원, 이동훈, 2004) 플랫폼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이다. 이 경우 플랫폼의 역량보다는 플랫폼 차별화가 플랫폼의 가치를 인식하는 데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판매자는 경쟁을 위해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인식할수록 플랫폼 자산이 주는 혜택을 더 크게 인식하게 되므로(Hernández & Navarro, 2009) 다음과 같이 가설을 설정한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 중 정렬 차이와 비정렬 차이를 이용한 차별화 전략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 커머스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카카오 커머스는 카카오메이커스,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스토어 등 세 종류의 하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카카오메이커스의 경우 제조업의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전 주문 기간을 둬 수요를 파악하고, 예측된 수요만큼 생산해 불필요한 비용과 재고로 인한 경제적, 환경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주문 생산 플랫폼으로 출시된 이래 주문 제작과 공동 주문을 기반으로 엄선된 제품을 선보이는 큐레이션 커머스로 성장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제조사에게는 재고 최소화와 판로 개척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용자에게는 중소 브랜드의 아이디어 상품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카카오, 2021). 다음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카카오톡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듯 편하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메신저 기반 커머스 플랫폼이다. 소비자는 카카오톡 대화창이나 프로필, 더보기 등을 이용하거나 키워드 검색 혹은 생일 알림 등을 통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유입할 수 있다. 판매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여 카카오톡 선물하기 페이지에 상품을 노출시켜 판매가 이루어지도록 한다(카카오커머스 선물하기팀, 2019). 마지막으로 카카오톡 스토어는 카카오톡에서 판매자들이 스토어를 만들고, 카카오톡 사용자와의 관계를 통해 단골고객을 형성시키고 관리하는 형태의 중개 플랫폼이다(카카오, 2022).
서비스 형태를 비교해 볼 때 카카오톡 스토어는 일반 오픈마켓과 유사하며,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카카오 커머스만의 특화된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전술한 바와 같이 카카오톡 스토어는 정렬 차이 전략,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비정렬 차이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가설검증을 위해 카카오 커머스와 거래하고 있는 온라인 판매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모바일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문 조사 업체에서 웹 설문을 개발하였으며, 개발된 설문지는 카카오 커머스를 통해 판매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설문조사는 2022년 7월 19일부터 8월 10일까지 약 5주간 실시하였으며 해당 기간 동안 설문지를 판매자 게시판에 공지하고 추가적으로 MD가 판매자들에게 응답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데이터가 수집되었다. 조사 결과 주 거래 플랫폼 기준으로 카카오메이커스 102개, 카카오톡 선물하기 133개, 카카오톡 스토어 166개로 총 401개의 설문지가 수집되었으며 이 중 불성실 응답을 제외한 364개의 데이터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응답 기업의 특성은 <표 2>와 같다. 업력은 카카오메이커스의 경우 5~10년 미만이 45.0%,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카카오톡 스토어는 5년 미만이 각각 31.6%, 52.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직원 수는 세 플랫폼 모두 20명 미만이 가장 높은 구성비를 차지하였다. 매출액의 경우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톡 스토어는 10~50억 미만에서 각각 31.0%, 32.7%,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100억~500억 미만이 36.0%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주력 상품은 카카오메이커스는 패션(30.0%), 카카오톡 선물하기(46.5%)와 카카오톡 스토어(52.7%)는 식품이 가장 높았으며, 취급 상품 수는 카카오메이커스는 2~5개 미만(46.0%),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1개(45.6%)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으며, 카카오톡 스토어는 1개(43.3%)와 2~5개(44.0%)가 비슷한 구성비를 차지하였다. 마지막으로 카카오 커머스를 포함한 거래 플랫폼 수는 세 플랫폼 모두 1개의 비중이 가장 낮게 나타나 대부분의 판매자가 멀티호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 연구에서 변수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된 문항은 다음과 같으며, 모든 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1점 전혀 그렇지 않다, 5점 매우 그렇다)를 사용하였다.
플랫폼 차별화는 이혜린 외(2019)의 측정 항목을 상위 개념으로 분류하여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 수행하는 기능 차별화,’ ‘판매자에 대한 지원 차별화,’ ‘주 이용 고객층의 차별화’의 3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플랫폼 역량은 류민호(2017), 임명성(2014), 장정훈 외(2016), Bonchek and Choudary(2013), Lee et al.(2010), Tura et al.(2018)에서 논의된 항목들을 본 연구에 맞도록 수정 보완하여 사용하였으며,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다,’ ‘소비자들이 쉽게 들어온다,’ ‘소비자들이 많이 모인다,’ ‘소비자들의 체류 시간이 길다,’ ‘멤버쉽 프로그램은 소비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소비자들의 정보가 잘 축적되어 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시킨다,’ ‘각 부서 활동은 체계적으로 조직되어 있다,’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혁신적이다’의 11개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플랫폼 자산은 Arnett et al.(2010)에서 측정된 소매점 자산의 항목들을 본 연구에 맞도록 수정 보완하여 사용하였으며, ‘(플랫폼)과 거래할 수 있는 한 다른 플랫폼과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경쟁 플랫폼에 대해 (플랫폼)의 평판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은 한 번에 제대로 된 판매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랫폼)에서는 고품질의 상품이 함께 판매될 것으로 기대된다,’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적당하다’의 5개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플랫폼 공진화는 기존 연구의 개념적 정의를 활용하여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발전하였다,’ ‘(플랫폼)과의 거래로 사업방식에서 질적 변화가 일어났다,’ ‘(플랫폼)과 공동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한다,’ ‘(플랫폼)과 동등하게 상호성장의 기회를 갖는다’의 4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Porter, 2006).
Ⅳ. 연구결과
플랫폼 운영자가 멀티 플랫폼 전략을 사용해 다수의 하위 플랫폼을 운영한다고 해도, 판매자가 하위 플랫폼에 대해 동일한 운영 방식을 가진 것으로 인식하거나, 수행하는 기능의 전문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하위 플랫폼 간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멀티 플랫폼 전략이 적절히 활용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판매자가 카카오 커머스의 하위 플랫폼이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파악하기 위해 두 가지 예비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판매자가 하위 플랫폼 각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비교하기 위하여 판매자가 인식하고 있는 플랫폼에 대한 기대와 성과를 측정하였다. 기대불일치 이론에서는 대상에 대한 만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대상에 대한 기대와 성과를 인지적으로 평가한다(이학식 외, 2005). 본 연구에서는 하위 플랫폼의 만족도를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대상에 대한 인지적인 평가를 한다는 측면에서 기대와 성과를 통해 판매자의 하위 플랫폼에 대한 인식을 비교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플랫폼 기대는 소비자가 플랫폼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에 대한 판매자의 인식으로 측정하였으며, Arnett et al.(2010)에서 측정된 소매점 자산의 항목들을 소비자 관점에 맞도록 수정 보완하여 사용하였다(‘소비자는 살 수 있는 한 다른 플랫폼에서 사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는 다른 경쟁 플랫폼에 비해 (플랫폼)의 평판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제대로 된 소비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고품질의 상품이 함께 판매될 것으로 기대한다,’ ‘소비자는 판매되는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Cronbach's Alpha=0.895).
성과는 플랫폼과의 거래를 통한 판매자의 재무적 성과(‘시장점유율이 높아졌다,’ ‘판매비용이 절감되었다,’ ‘매출이 증가하였다,’ ‘이익이 증가하였다,’ ‘현금흐름이 개선되었다,’ Cronbach's Alpha=0.941)와 비재무적 성과로 측정하였다(‘시장에서의 이미지가 개선되었다,’ ‘경쟁사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였다,’ ‘전반적인 운영효율성이 개선되었다,’ ‘판매관리가 편리하게 되었다,’ ‘안정적인 판매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신상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데 도움을 받게 되었다,’ Cronbach's Alpha=0.955) (김광명, 박주식, 2016; Lau & Sholihin, 2005).
분석 결과 플랫폼 기대와 플랫폼의 재무적, 비재무적 성과의 모든 변수에서 세 개의 하위 플랫폼이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3>). 구체적으로 어떤 하위 플랫폼 간에 통계적인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Scheffe 사후검증을 실시한 결과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카카오톡 스토어와 카카오메이커스, 카카오톡 스토어와 카카오톡 선물하기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4>). 따라서 판매자는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카카오톡 스토어는 별개의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하위 플랫폼들이 사용하고 있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확인하기 위하여 플랫폼 참가 판매자가 인식하는 다른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의 유사성을 다차원척도법을 통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그림 2>와 같이 판매자는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유사한 특징을 가진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카카오톡 스토어는 일반 오픈마켓과 유사한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으로 볼 때 카카오톡 스토어는 정렬 차이 전략,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비정렬 차이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멀티 플랫폼 운영자로서 카카오 커머스의 하위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스토어는 서로 상이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판매자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본 연구의 조절효과 검증에 유효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신뢰도 분석 결과 모든 변수들의 신뢰도가 0.7 이상으로 나타나 각 구성 개념들은 내적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Nunnally & Bernstein, 1994). 또한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변수의 집중타당성과 판별타당성을 살펴본 결과 적합도는 χ2=351.43 (df=71, p=0.00), RMR=0.05, GFI=0.87, IFI=0.93, CFI=0.93, RMSEA=0.10로 연구 모형이 전반적으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5>). 변수들과 해당 구성개념들을 연결하는 표준요인적재량의 대부분이 통상적인 기준인 0.7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0.7보다 낮은 수치가 일부 있었지만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인 0.6 이상으로 나타났다(Awang, 2015). 또한 평균 분산 추출 값(AVE: Average Variance Extracted)과 개념 신뢰도(CR: Composite Reliability)가 모두 허용 수준인 0.5와 0.7을 상회하고 있어 집중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Anderson & Gerbing, 1988; Bagozzi & Yi, 1988). 다음으로 판별타당성 검증을 위해 먼저 각 구성개념의 AVE 값이 상관계수의 제곱값보다 크게 나타나는지 확인한 결과, 플랫폼 자산과 플랫폼 공진화의 상관계수 제곱값이 0.65로 플랫폼 자산의 AVE 값인 0.64보다 미세하게 높게 나타나는 것을 제외하고 모든 변수에서 판별타당성이 확보되었다(Fornell & Larcker, 1981). 다음으로 변수들 간 상관계수의 신뢰구간(Φ±2SE)에 1.0이 포함되는지 여부를 검토한 결과(Anderson & Gerbing, 1988), 모든 변수들 간의 관계에서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판별타당성이 확보되는 것을 확인하였다(<표 6>).
플랫폼 차별화 | 플랫폼 역량 | 커머스 플랫폼 자산 | 플랫폼 공진화 | |
---|---|---|---|---|
플랫폼 차별화 | 0.22 | 0.51 | 0.46 | |
플랫폼 역량 | 0.47 | 0.36 | 0.24 | |
커머스 플랫폼 자산 | 0.72 | 0.60 | 0.65 | |
플랫폼 공진화 | 0.68 | 0.49 | 0.81 |
가설 검증을 위해 전체 데이터를 구조방정식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모형 적합도는 χ2=424.68 (df=74, p=0.00), RMR=0.16, GFI= 0.86, IFI=0.91, CFI=0.91, RMSEA=0.11로 나타나 연구모형이 전반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표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커머스 플랫폼 자산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의 공진화에 정의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1(β=0.80, p=0.00)과 플랫폼 차별화가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정의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2(β=0.63, p=0.00), 플랫폼 역량이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정의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3(β=0.41, p=0.00)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설 | 경로 | 표준화 계수 | 비표준화 계수 | t | p |
---|---|---|---|---|---|
가설1 | 커머스 플랫폼 자산 → 플랫폼 공진화 | 0.80 | 0.99 | 15.18 | 0.00 |
가설2 | 플랫폼 차별화 → 커머스 플랫폼 자산 | 0.63 | 0.75 | 9.76 | 0.00 |
가설3 | 플랫폼 역량 → 커머스 플랫폼 자산 | 0.41 | 0.40 | 8.46 | 0.00 |
가설 4-1과 4-2에 해당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에 따라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미치는 조절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자유모형과 제약모형 간 χ2 차이를 비교하였다(<표 8>).
먼저 정렬 차이를 통해 확장한 멀티 플랫폼의 경우 플랫폼 차별화가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미치는 영향보다 플랫폼 역량이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가설 4-1은 카카오톡 스토어를 주력으로 거래하고 있는 판매자의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플랫폼 차별화가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미치는 영향(β=0.38, p=0.00)보다 플랫폼 역량이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미치는 영향(β=0.66, p=0.00)이 크게 나타났으나, 경로계수 간 크기 차이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χ2=0.22, df=1) 가설 4-1은 기각되었다.
다음으로 비정렬 차이를 통해 확장한 멀티 플랫폼의 경우 플랫폼 역량이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미치는 영향보다 플랫폼 차별화가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가설 4-2를 검증하기 위하여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주력으로 거래하고 있는 판매자의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카카오메이커스의 경우 차별화는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β=0.82, p=0.00), 플랫폼 역량은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β=0.10, p=0.23). 따라서 카카오메이커스의 경우 플랫폼 역량보다 플랫폼 차별화가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플랫폼 차별화가 플랫폼 자산에 미치는 영향(β=0.72, p=0.00)이 플랫폼 역량이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미치는 영향(β=0.31, p=0.00)보다 크게 나타나(∆χ2=9.13, df=1), 플랫폼 역량보다 플랫폼 차별화가 커머스 플랫폼 자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설 4-2는 지지되었다.
Ⅴ. 결론 및 향후 연구방향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간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기능 역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들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멀티 플랫폼으로의 진화과정을 보이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일반 상품을 대중시장에 판매하는 일반상품 오픈마켓에서 벗어나, 패션 상품, 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등에 특화된 수직적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구성하여 취급 상품의 전문화와 확대를 통해 구색을 강화하는 방향이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신선식품, 편의품의 도심형 배송거점을 확보하거나, 구매자와 사용자가 분리된 선물하기 기능으로 특화하거나, 판매자와 상품 공동 개발을 통해 차별화하는 등과 같이 기능을 차별화하는 방향을 관찰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렇게 변화하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기능 변화 과정에 대해 대응하는 온라인 판매자의 적응적 유통기능의 조정과정을 공진화로 인식하여 이러한 공진화를 이끌어 내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전략적 선택과정에서 어떠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해 탐구하고자 하였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기능 진화가 판매자의 공진화를 유도하여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여야 플랫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더 강화된 유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시장상황을 구축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온라인 판매자의 공진화를 이끌어내는 요인을 소매 자산에 기반하여 커머스 플랫폼 자산으로 파악하였다. 그리고 커머스 플랫폼 자산을 통해 공진화를 이끌어내는 커머스 플랫폼의 관리전략을 플랫폼 역량 강화와 플랫폼 차별화로 제시하여 커머스 플랫폼 관리전략이 판매자에 대한 플랫폼 매력도를 높이는 과정을 통해 판매자의 공진화가 이루어지게 된다는 점을 실증하였다.
멀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에서 각각의 플랫폼 참가자로서 온라인 판매자가 인식하고 있는 플랫폼 차별화 정도를 활용하여, 참여 플랫폼이 시장 차별적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경우, 플랫폼 역량 강화보다는 플랫폼 차별화 노력에 의해 판매 플랫폼의 매력도가 증가하여 공진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멀티 플랫폼의 확장 전략과 관계없이 플랫폼 자산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의 공진화를 이끌어낸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에서 활용된 공진화 개념을 유통경로 참가자에게 적용하는 과정에서 생물학적 공진화의 개념과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생물학적 공진화는 개별 개체의 선택과 관계없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것으로 공진화를 이루지 못한 개체는 결국 멸종되고 만다는 점에서 사후적 개념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사회적 기관으로서 유통경로 참가자 간에 이루어지는 공진화의 개념에서는 플랫폼 운영자와 온라인 판매자 사이의 의사소통을 통해 양자의 기능변화에 대해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플랫폼과 온라인 판매자는 변화에 대한 적응과정뿐 아니라 변화의 방향, 변화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정적 개념이다. 따라서 기존 경로관계에서 연구된 바와 같이 경로구성원 간의 관계지속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공통의 목표 설정이 필요하고,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공동 협력과 노력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공진화 과정 자체에 대한 연구보다는 현재 공진화가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의 인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탐색적 연구로서의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향후에는 판매자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간의 관계가 시작된 시점부터 현재에 이르는 공진화 과정에 대한 기술적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적 연구를 위해서는 공진화 과정에 대해 단순한 거래중개자-판매자 관계에서 시작하여, 상품의 배치와 구색의 개발, 소비자 시장과의 관계 유지를 통한 평판관리와 같은 복잡한 관계로 진화하는 과정에 이르는 정성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은 커머스 플랫폼의 기능 진화과정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함과 동시에, 온라인 판매자의 플랫폼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연구에 기반하여 향후 온라인 판매자의 플랫폼 내 성과분석에 대해 정량적 접근을 하는 데 이론적 개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